말씀에 세상·육아 경험 녹인 ‘워킹맘의 성경 가이드’

입력 2021-06-04 03:06
이지남 퓨리탄 대표는 “지금도 그렇지만 하나님을 만난 이후 매일 성경 읽기와 기도를 최우선 순위에 놓고 살아왔기에 성경 내용을 쉽게 풀어 설명할 수 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자택 발코니 정원에서 성경책을 펴고 포즈를 취한 이 대표. 규장 제공

패션과 식품회사 대표로 세 자녀를 둔 워킹맘이 성경공부와 라이프스타일 크리에이터로 변신했다. 유튜브에서 ‘지남쌤성경공부’와 ‘지남쌤 스타일’ 채널을 운영 중인 이지남 퓨리탄 대표다. 국내외에 핸드백 브랜드 ‘지나미’를 선보였던 그는 현재 2017년 론칭한 패션 브랜드 ‘하이지나미’와 식품 브랜드 ‘이즈굿’을 온라인몰에서 선보이고 있다.

‘난생 처음 성경공부’는 이 대표의 성경공부 영상 중 마태복음 부분을 바탕으로 살을 보태 완성했다. 사업과 살림을 병행하는 그가 2018년부터 유튜브에 본격 뛰어든 건 기도 중 ‘영상으로 말씀을 전하라’는 감동을 받아서다. 새 브랜드를 론칭해 한창 바쁠 때였고, 영상 촬영에 관한 지식도 전무했지만 무작정 매주 1회씩 생방송으로 성경 내용을 해설하는 영상을 송출했다. 이후 주중에 매일 영상을 1개씩 올린 결과, 1년 6개월여 만에 400개가 넘는 성경 묵상 영상을 올렸다. 구독자 수도 그간 꾸준히 늘어 2일 현재 4만7000여명에 달한다.


평신도인 그의 성경 강의 영상은 어떻게 구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비결은 ‘경험에 근거한 쉬운 설명’에 있다. 이화여대 장식미술학과 졸업 후 이탈리아 밀라노 마랑고니 패션학교에 유학한 그는 2002년 미국 뉴욕에서 액세서리 사업을 시작했다. 미국 내 매장을 10개나 낼 정도로 사업은 확장됐지만, 2007년 셋째를 낳고 산후우울증에 걸린다. 삶의 이유를 찾지 못하던 그에게 희망을 준 건 성경 말씀이었다. 돌아온 탕자 이야기에 감명을 받은 그는 사업도 다른 이에게 맡기고 매일 20시간씩 성경을 읽었다. 이듬해 한국에 돌아와서는 다애교회(이순근 목사)에 출석하며 성경 강사 훈련을 받으며 10여년간 성경공부 모임을 이끈다.

이 모든 경험에 한국에서의 사업 경험, 육아까지 더해진 내용이 영상에 반영되자 그의 성경 해설에 공감하는 이들이 하나둘 늘었다. “성경을 쉽게 설명해준 덕에 연로한 어머니와 성경공부를 하며 많은 은혜를 받고 있다” “영상을 보며 말씀을 사랑하게 됐고, 새 힘을 얻게 됐다”는 댓글이 그 증거다. 일례로 이 대표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마 33:34)를 설명하면서 본문의 의미뿐 아니라 자기 간증도 소개한다. 국내 사업에서 수익이 전혀 없던 중 오래간만에 얻은 가방 판매 수익 전액을 탈북민 선교사에게 헌금한 일을 예로 들며 “제 인생을 통해 더해주는 하나님을 늘 만난다. 그래서 내일을 염려하지 않고 도리어 기대할 수 있다”고 전하는 식이다. 그리스도 당대의 문화와 역사 및 지리적 특성이 실린 점과 함께 경어체 문장도 글이 술술 읽히는 데 한몫한다.

복음의 핵심을 쉽게 이해하고픈 평신도에게 적합한 책이다. 읽을수록 “삶의 현장에서 수고하며 성경적 가치가 말씀의 능력으로 구현되길 사모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는 송태근 삼일교회 목사의 추천평이 와닿는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