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일 김오수 신임 검찰총장에게 “검찰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공정한 검찰로 거듭나는 데 큰 역할을 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2017년 문무일·2019년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임명 당시에도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당부했다. 일부 정치 검찰의 모습이 여전하다는 판단 하에 문재인정부 마지막 검찰총장인 김 총장에게 수사의 중립성과 공정성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김 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이어진 환담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을 안착시키는 과정에서 검사들이 스스로 개혁의 주체라는 자긍심을 갖도록 후배들을 잘 이끌어 달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법무부는 최근 ‘형사부 검사 6대 중대범죄 직접수사 제한’ 등 검찰조직 개편안을 내놨다. 검찰은 이를 여권이 추진하던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의 일환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김 신임 총장에게 검찰 내부의 반발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흔들림 없는 개혁을 이어가라며 힘을 실어준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4년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 등이 이뤄졌지만 검찰개혁은 끝나지 않았다”며 “검찰 구성원이 동의하지 않으면 검찰개혁도 동력을 잃는다. 김 총장이 내부를 포용하며 공정한 검찰을 만드는 방안을 고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검찰이 바로 서는 게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발전해 나가는 길”이라며 “김 총장은 검찰과 법무부에서 중요한 직책들을 두루 경험했고, 내외의 신망도 두터운 만큼 검찰총장으로 성과를 내 달라”고 당부했다.
김 총장은 “어려운 상황에서 임명돼 기쁘기보단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검찰의 권한은 국민으로부터 나왔으므로 국민을 위해 써야 한다는 생각으로 국민중심의 검찰로 탈바꿈하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김 총장의 아들은 강원도 화천에서, 딸은 전남 장흥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김 총장은 “23번 임지를 옮겼다”며 “최근 검찰 인사가 개선돼 언제 어느 곳에서 근무하게 될지 예측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더 개선해 나가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임명장 수여식에서 김 총장의 배우자에게 락스퍼, 말채나무, 알스트로메리아, 아스타로 된 꽃다발을 선물했다. 락스퍼는 ‘정의’ 말채나무와 알스트로메리아는 ‘국민의 인권보호 및 사회적 약자 배려’ 아스타는 ‘신뢰’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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