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복 한입에 와~ 광어 한점에 캬~ 이런 호강 처음이야

입력 2021-06-02 21:06
전남 완도군 노화도와 구도를 연결하는 연도교에서 바라본 삼도(三島)바다. 높은 파도를 막는 방파제 역할을 하는 노화도·소안도·보길도 가운데 자리한 이 바다는 전복을 비롯한 수산물 양식의 최적지다.

전남 완도의 대표 먹거리는 영양가 똘똘 뭉친 ‘바다의 산삼’ 전복이다. 완도는 전국 전복 생산량의 81%를 차지한다. 그 중심에 노화도가 있다.

한국 최초로 전복양식에 성공, 전복의 대중화를 이끌었고 지금까지도 ‘한국 전복 1번지’이자 ‘전복의 산실’로서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때 노화도는 전국 전복 생산량의 약 70%를 점유했던 곳이다.

완도 전복의 맛과 영양은 깨끗한 바다와 다시마, 미역 등 건강한 해조류 먹이에서 나온다. 겨울에는 7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고 여름에는 28도 이상 올라가지 않는 맑은 바닷물 수온이 전복의 맛을 좌우한다. 여기에 섬이라는 자연환경 덕분에 하천에서 유입되는 담수가 없어 생장 환경이 안정적이다. 전복 패각에 달라붙어 숨구멍을 막는 홍합 등의 천적도 없다.

전복회

전복은 저지방 고단백 식품이다. 기력회복, 시력회복, 피부미용, 다이어트에 좋은 영양분이 풍부하다. 약리작용도 탁월해 궁중요리에 빠뜨릴 수 없는 진상품이었다. 완도읍 바닷가 한편에 음식특화거리가 있다. 회를 파는 식당들과 건어물·특산품 매장이 모여 있는 곳이다. ‘완도전복거리’로 불린다.

전복죽

회, 구이, 찜, 죽 등 다양한 형태의 보양식으로 먹는다. 이들을 모두 맛볼 수 있는 ‘전복코스요리’가 대표 메뉴다. 전복회, 전복구이, 전복물회, 전복매운찜, 전복야채볶음, 전복죽으로 이어진다. 산낙지와 멍게, 문어숙회, 키조개관자, 새우부터 낙지호롱과 회무침 등 20가지 이상의 반찬이 기본으로 제공된다. 전복의 영양이 함축된 전복내장을 갈아서 만든 전복죽은 고소하면서도 기운을 북돋아 주는 영양식이다.

좋은 전복을 고르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색상과 무늬가 선명하고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게 좋다. 빨판의 움직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전복끼리 서로 붙어 잘 떨어지지 않거나 수족관 바닥보다 벽에 붙어있는 개체가 싱싱하다.

전복빵과 해조류 음료.

전복빵도 인기다. 빵에 전복 하나가 통째로 들어가 있는데 반죽에도 전복 내장이 들어 있다. 여기에 해초 라테를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해초 라테는 말린 해초 가루가 들어간 음료수다. 생크림과 함께 먹으면 더 맛있다.

완도는 해조류의 고장이다. 해조류가 밥상에 기본으로 오른다. 미역줄기 꼬시래기 톳 한천 전복 김 다시마 등으로 비빔밥을 만들고 해조류 무침이 밑반찬에 포함된다. 모자반(몰) 가시리 파래와 조개 새우 홍합 바지락 등을 함께 넣은 해초된장국도 별미다.

전라남도와 완도군이 공동 개최하는 세 번째 ‘완도국제해조류박람회’가 코로나19 여파로 1년 연기돼 2022년 4월 23일부터 5월 16일까지 ‘치유의 바다, 바닷말이 여는 희망의 미래’라는 주제로 개최된다. 세계 최초 해조류를 주제로 하는 이 박람회는 2014년과 2017년 개최됐다.

완도 광어도 맛이 뛰어나 완도의 대표 수산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육질이 탄탄해 쫄깃하고 달짝지근해서 맛이 좋다.

비타민 B12가 들어 있어 빈혈 예방에 좋고 오메가3·DHA가 풍부해 성인병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값이 저렴한 편이고 계절에 상관없이 언제든 맛볼 수 있어 국민 횟감으로 꼽힌다.

가을철에는 삼치회가 별미다. 완도와 추자 해역에서 주로 잡히는 삼치는 10~11월의 것이 기름기가 제일 많고 살이 통통하게 올라 연중 최고의 맛을 자랑한다. 삼치의 부드러운 육질을 구이나 조림으로 맛볼 수 있지만 회는 산지가 아니면 맛보기 힘들다.

삼치회는 먹는 방법이 여느 회와 조금 다르다. 초고추장 대신 간장소스를 찍어 먹는다. 고소한 간장소스는 간장에 실파, 고춧가루, 깨, 참기름 등을 섞어 짭짤 고소하다.

완도 토박이들은 삼치 회를 마른 김에 싸서 먹는다. 싱싱한 삼치회 한 점을 간장소스에 찍어 막된장, 마늘, 묵은지 등과 곁들이는 맛이 별미다. 삼치구이도 부드럽고 고소하다.

완도의 대표 먹거리인 생선구이.

지난해 완도 직장인들이 관광객에게 추천한 음식 1위는 ‘아귀찜’이다. 생선구이 백반, 장어탕 등이 뒤를 이었다. 솔잎구이 곰장어, 낙지 초무침 등도 추천됐다.

바다에서 나는 먹거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약산 흑염소는 130여종의 천연약초가 자생하는 섬인 약산면 조약도의 맑고 깨끗한 자연환경에서 천연의 약초를 먹고 자란 야생의 보약이다. 삼지구엽초 등 갖가지 약초를 뜯어 먹으며 방목으로 자란다.

완도 비파도 웰빙 먹거리다. 맛과 향이 뛰어나고 항산화, 피로회복 등의 효능을 갖췄다. 비파 열매는 기침 천식 가래 기관지염을 예방하고 개선하는 데 효과가 있으며 갈증 해소에도 탁월하다. 비파 잎을 달여 차로 마시면 신경증을 완화하고 기억력 개선이나 면역력 향상, 비만·당뇨·고혈압 개선 등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완도=글·사진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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