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와 도이치텔레콤이 국내 토종 앱마켓인 원스토어의 우군으로 합류했다. 구글의 지배력에 종속되는 것을 막자는 차원에서 ‘탈 구글 연대’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SK텔레콤과 원스토어는 MS와 도이치텔레콤의 투자전문회사 DTCP가 168억원을 투자한다고 1일 밝혔다. MS가 113억원, DTCP가 55억원 가량을 투자하며 양사가 확보하는 지분은 총 3% 내외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특정 국가의 앱스토어에 투자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 투자는 구글이 구글 플레이 결제 시스템을 강제하고 수수료도 30%로 인상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구글 플레이 정책에 반대하는 업체들이 연대해 원스토어로 뭉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원스토어는 구글플레이보다 낮은 수수료 정책을 펼치며 급성장하고 있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원스토어의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35.2%에 달했다. 이는 다른 글로벌 앱마켓 성장률 대비 약 4.5배에 달하는 기록이다.
SK텔레콤은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사 투자 유치에 이어 해외 투자 유치를 이끌어내며 존재감을 높일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과 원스토어는 MS, 도이치텔레콤과 함께 중장기적으로 게임 생태계 육성, 국내 게임 크리에이터와 콘텐츠에 대한 새로운 기회 발굴, 클라우드 협력, 글로벌 플랫폼 확장 등 다양한 협력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 글로벌 플랫폼 확장을 통해 글로벌 게임사들이 원스토어에 게임을 내면 유럽 시장으로 바로 진출할 수 있도록 가교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투자 유치로 원스토어는 기업공개(IPO) 추진에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은 기업가치 극대화를 위해 지배구조 개선, 자회사 상장 등을 적극 추진 중인데 원스토어가 첫번째 IPO 주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원스토어는 최근 웹소설과 웹툰 등 콘텐츠 사업 강화를 위해 장르소설 전문 출판사인 ‘로크미디어’를 인수했으며, 예스24와 콘텐츠 스튜디오 합작법인(JV)을 설립하는 등 컨텐츠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원스토어 이재환 대표는 “원스토어는 국내외 통신사 및 글로벌 IT 기업이 주주인 대한민국 대표 앱마켓으로 한 단계 도약하게 됐다”며 “이번 투자를 바탕으로 건전한 국내 앱마켓 생태계 조성에 더욱 힘쓰는 한편 글로벌 진출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