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넉 달이 지나야 추수할 때가 이르겠다 하지 아니하느냐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눈을 들어 밭을 보라 희어져 추수하게 되었도다.”(요 4:35)
뜨거운 봄날에 그동안 미루고 미루던 해외 사역을 다녀왔다. 한 달에 걸쳐 미국과 아프리카 4개국을 돌아볼 수 있었다. 두 개의 대륙이긴 했지만 필자가 보고 느낀 것은 대체적으로 코로나19에 대한 무관심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코로나가 창궐했던 나라인 미국은 어떤 공항에서도 열 체크를 하는 곳이 없었고, 외국인의 자가격리는 자발적으로 하도록 권면하는 정도였다. 비행기를 타거나 밀집 환경에서만 에티켓으로 마스크를 착용했다.
아프리카는 더 자유로웠다. 매일 수천명씩 확진자가 발생하는 에티오피아에서도 수도 아디스아바바의 밀집 환경을 제외하곤 아무도 마스크를 쓰는 사람이 없었다. 우리나라와 확진자 발생이 비슷한 케냐 우간다 코트디부아르도 마찬가지였다. 백신은 누구나 원하면 언제든 맞을 수 있었다. 아프리카에서도 백신 확보 이슈는 거의 대화 주제가 되지 못했다. 물론 지금 코로나가 큰 위협이 되는 인도나 브라질, 일부 유럽 국가는 상황이 다를 수 있다.
중요한 변화는 뉴노멀 시대에 코로나의 의미를 묻는 진지함이었다. 모두 시대 변화에 민감했고 경제적, 영적 이슈가 대화의 초점이었다. 매일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미국 텍사스주는 이미 오래전 해방구가 되어 아무도 마스크를 쓰지 않을 뿐 아니라, 모든 사회 활동에 제한이 없었다. 그래서인지 많은 기업과 기관들이 텍사스로 몰리고 있다. 미국의 다른 주들도 경쟁적으로 ‘코로나 프리’를 선언하고 있다. 아프리카의 나라도 이미 오래전 ‘경제 살리기’ 최우선 정책으로 전환해, 코로나 공포보다 생계 문제가 더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었다.
각 나라에서의 영적 이슈는 약속이나 한 듯 세계 복음화와 지상명령의 성취였다. 미국 콜로라도 스프링스에서는 지난 4월 23~24일 ‘빌리온 소울 하베스트 글로벌 콘퍼런스’(Billion Soul Harvest Global Conference)가 열려 글로벌 리더와 국제적 강사 25명이 참가했다. 빌리온 소울 하베스트 운동은 앞으로 10년 안에 10억의 인구를 구원하자는 대추수 운동이다. 이 운동은 원래 2003년, 국제대학생선교회(CCC) 설립자인 빌 브라이트 박사가 전 세계 영적 리더들에게 남긴 유언이었는데, 한국교회와 선교계가 글로벌 타겟2030운동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부활시켜 세계 복음화의 구체적인 목표가 됐다.
이 운동엔 미국을 대표하는 딕 이스트만, 덕 스몰 등 저명한 영적 지도자는 물론, 세계변혁운동 루이스 부시 박사의 후임자이자 중남미 교회를 대표하는 리카르도 루나, 세계기도동맹 존 랍의 후임자 제이슨 허바드, ‘고(Go)운동’을 주도하는 톰 빅터, 국가변혁의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주도하는 마크 빌라이어즈 등 신진 세력, 프라미스 키퍼 켄 하리슨, 중국 가정교회를 대표하는 피터 형제, 인도계를 대표하는 쿠다이트 형제, 이란계를 대표하는 모하마드 형제, 중동을 대표하는 아지즈 형제,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바락 형제 등 전 세계의 겸손한 리더들이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오는 10월 3일 대륙별, 국가별 실천적 리더 100인이 모이는 글로벌 리더스 서밋을 열기로 했다.
콘퍼런스는 대추수의 가슴 설레는 비전과 뜨거운 하나 됨을 경험하는 위대한 연합의 시간들이었다. 더욱이 이번 가을에는 세계적 교회 개척 운동인 GACX 대회가 미국 올란도에서, 빌리온 소울 하베스트 대회가 콜로라도 스프링스에서, 지상명령의 완수를 위한 남은과업성취운동(FTT) 대회가 캘리포니아에서 열리는 등 전 세계 교회와 선교계가 마지막 추수에 집중하고 있다.
아프리카는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였다. 케냐에서 만났던 아프리카 감리교 의장인 톰보라 부부는 빌리온 소울 하베스트 비전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 개신교인 1000만을 섬기는 에티오피아 최대 교단의 실질적 리더인 시므온 형제와 교단도 함께하기로 했다. 아프리카 하나님의성회를 총괄하는 사이먼 형제와 우간다 리더인 여호수아 형제도 기쁨으로 비전에 동참하기로 했다. 불어권 아프리카의 최고 리더이자 교회협의회 의장인 코트디부아르 세리 형제도 기다렸다는 듯 호응했다. 그는 교회 대부흥에 대한 이슬람의 총반격이 시작된 서부 아프리카 교회에 이 비전이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서구 중심의 교회 리더십이 아프리카와 중남미 등 전 세계 성도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주류 세계로 이동하는 새로운 역할에 대한 자부심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모든 열매에는 중보 사역자들의 기도와 성령 하나님의 강권적인 역사하심이 있었다. 필자는 이번 해외 사역을 감행하는 한 달간 사도행전을 집중적으로 묵상하며 큰 은혜를 받았다.
사도 바울은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았던 대역전극의 주인공이다. 주를 믿는 자들을 핍박하고 잡아 죽이던 사람이 하나님의 사도가 되었다. 초지일관 십자가를 자랑하며 모든 것을 하나님의 은혜로 돌렸고 자신의 약함을 자랑했다. 평생 엄청난 고난을 겪었지만, 항상 기뻐했고 역경 속에서 범사에 감사했다.
그는 진정한 자유인이었지만 복음의 제사장 직분을 감당하며 평생 빚진 자이며 사명자로 살았다. 그는 로마서 15장 16절의 말씀처럼 전 세계 모든 영혼을 주님께 올려드리기를 열망했다. 그는 주님의 지상명령에 순종해 열방을 품고 복음을 전한 전형적인 선교사였다. 그의 선교적 지향점은 로마와 스페인이었는데 당시 로마는 세상의 수도였고 스페인은 땅끝이었기 때문이다.
사도 바울은 자신의 생애에 땅끝까지 증인이 되어 세계 복음화를 이루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가지고 일생을 달려갔다. 그의 비전처럼 이제 ‘모든 성도가 땅끝까지’라는 표어가 세계로 확산되고 있고 타겟2030 비전이 세계화되고 있다. 대추수가 임박했고 추수할 때가 무르익었다. 세계는 복음에 목말라 하고 있다. 주여, 추수할 일꾼들을 보내 주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