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문 소설·고등수학 ‘통스피치’… 비결은 수직적 사고

입력 2021-06-02 03:07
서울 좋은나무교회 청소년이 2017년 5월 충북 제천에서 진행된 아웃리치 중 영화 ‘U-571’을 보고 수직적 사고 발표를 하고 있다.

서울 좋은나무교회 C캠프에서는 학생들이 학습한 내용을 통째로 웅변한다. 소설 ‘작은 아씨들’을 영어 원문으로 읽고 그 줄거리를 통째로 정리한 후 그것을 영어로 처음부터 끝까지 스피치하는 것이다. 보통 3시간에서 4시간 20분 걸린다. 어른이 한국어로 말한다 하더라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지난주에는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 고등수학의 내용 전체를 정리해서 스피치하는 ‘통수학’이 진행됐다. 기초적인 다항식부터 시작해서 적분에 이르기까지, 그 방대한 내용을 참고자료 없이 상세하게 설명했다. 무려 6시간 30분이 걸렸다. 앞으로도 영문 소설과 고등수학을 소재로 ‘통스피치’에 도전할 학생들이 있다.

학생들이 이렇게 장시간 끊김없이 스피치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보다 성령 하나님을 의지하는 믿음에 있다. 사도행전 2장의 사도들의 방언이나 다니엘 1장 17절의 내용처럼 성령 하나님께서 주시는 지혜는 한순간에 통째로 부어지는(pouring) 속성이 있다.

좋은나무교회에선 캠프 때마다 이 사실을 강조한다. 학생들은 스피치를 시작하기 전에는 5분도 못할 것 같다고 불안해한다. 하지만 일단 시작하면 수직적 사고로 정리한 내용을 몇 시간 동안 거침없이 말한다.

수직적 사고란 창세기 1장에 담겨있는 ‘그 종류대로’라는 창조의 원리에 따라 먼저 핵심이 되는 개념을 정하고 톱다운(Top down) 형태로 분기해가며 내용을 정리하는 방식이다.

학생들이 ‘통스피치’를 할 수 있는 비결은 바로 수직적 사고에 있다. 학생들은 지난 6년간 매일 성경과 학과공부, 신문 사설, 소설 등을 수직적 사고로 정리해왔다. 꾸준히 해온 학생은 4000개 이상을 해봤다. 그들은 이제 정리할 내용을 보고 ‘꼭지’를 잡고 톱다운 형태로 어렵지 않게 정리한다.

이 수직적 사고로 소설 ‘작은 아씨들’ 전체를 정리하고, 고등수학 전체를 정리했다. 성령 하나님을 의지하고 입술을 열자 그간 머릿속에 정리한 내용이 그대로 터져 흘러나온 것이다.

이 시대 젊은이들을 ‘MZ세대’라고 부른다. 그들은 개인의 취향과 합리성을 가장 중요시하며 수직적인 관계보다 수평적 관계를 강조한다. 그러나 성경은 수직적인 관계와 권위를 빼고는 설명할 수 없다.

하나님께선 만물을 위로부터 질서정연하게 창조하시고, 그 질서에 따라 역사하신다. 좋은나무교회에서는 수직적 사고를 통해 자녀들이 먼저 하나님과 자신의 수직적인 관계를 바로 세우고, 권위와 질서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가르친다. 이제는 교회가 아니고서는 이런 권위와 질서를 배울 수 있는 곳이 거의 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히브리서 1장 3절은 능력의 말씀이 만물을 붙들고 있으며,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은 말씀의 지배를 받고 있다고 언급한다. 그 말씀과 통치체계를 수사를 통해 익히고 경험한다. 말씀을 통해 세상을 보는 영적인 안목이 열린다. 이것을 수평적 사고라고 부른다.

하나님과 수직적인 관계가 온전히 형성돼 능력의 말씀으로 주님의 통치를 알고 믿게 됐다면, 자연스럽게 다른 분야에도 적용된다. 영문 소설을 정리하고 영어를 통으로 스피치하는 방식을 수학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다윗이나 다니엘 등 믿음의 조상이 다양한 분야에서 걸출함을 나타낸 것은 그들의 재능이 특별해서가 아니다. 그들이 이 말씀의 비결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현재 좋은나무교회 주말캠프에서 하는 수학 이야기는 수직적 사고와 수평적 사고에 따라 진행된다. 원뿔이라는 주제를 꼭지로 잡아 아이들은 수학을 이야기로 배운다. 함수나 방정식 및 미적분까지 이야기로 듣고 배운다.

횟수를 거듭할수록 아이들이 몰입해가며 그들 가운데 논리성이 자라가는 모습을 발견한다. 수학이 세상의 모든 내용에 적용되는 것을 보며, 온 세상을 붙드는 능력의 말씀을 발견하는 눈을 열어가고 있다.

성경은 하나님의 세계경영을 말씀한다. 영원 전부터 비밀의 경륜으로 이 세상을 주관하셨고 이제는 예수님의 몸 된 교회로 말미암아 그 경륜의 통치가 되고 있다. 우리는 이 사실을 분명하게 믿고 모든 삶의 방식을 성경에 의존해서 성경으로 귀결해야 한다.

성경 말씀을 믿고 순종하는 자에게는 지혜와 지식의 보화이신 예수님께서 그 안에서 살아 역사하신다. 그리고 성령 하나님께서 그 인격을 선택하셔서 모든 지혜를 통으로 부어주실 것이다. 칼뱅이 하나님을 아는 방도로 성경과 자연을 제시했던 것이 이런 이유에서다.

좋은나무교회에는 공학, 의학, 경영학 등 다수의 석학이 신앙생활을 한다. 그들의 가장 큰 목표는 ‘하나님의 방식으로 연구하기’다. 진화론과 유물론으로 점철된 학문의 세계에서 진리에 입각해서 진정한 창조세계의 이치를 발견하려고 신앙과 연구에 매진한다. 언젠가 그들 가운데 세기의 발견을 이루고 노벨상을 받을 자가 나올 것을 기대하며 기도하고 있다. 언젠가 기도가 현실화되면 주님께서 영광 받으실 것이다.

이강우 좋은나무교회 목사

[뉴노멀 시대, 신앙의 세대를 이어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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