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8%로 제시했다. 2개월 전보다 0.5% 포인트 상향 조정한 것이지만, 올해 4%대 성장률을 달성하고자 하는 정부 목표치에는 채 못 미친다. 앞서 한국은행은 4.0%, 한국개발연구원(KDI)은 3.8%, 국제통화기금(IMF)은 3.6%를 올해 성장률 전망치로 내놓은 바 있다.
OECD는 31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이 같은 전망치를 내놨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빠르고 강한 회복세를 반영해 성장률 전망을 대폭 상향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의 전망치 상향 폭은 주요 20개국(G20) 평균(0.1% 포인트)과 유로존(0.4% 포인트)을 웃돌며, 미국(0.4% 포인트), 독일(0.3% 포인트) 등 주요 선진국보다도 컸다. 다만 수치 자체만 놓고 보면 미국(6.9%), 중국(8.5%)는 물론이고 G20(6.3%), 유로존(4.3%)에 비해서도 낮은 편이다. 상대적으로 코로나19가 도래한 지난해 성장률이 크게 떨어진 나라 및 권역에서 기저효과로 인해 큰 폭의 성장세가 예상된 셈이다.
OECD는 보고서에서 “한국의 확장재정 정책과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소비 증가, 한국판 뉴딜 등 투자 증가, 비대면 수요 확대에 따른 수출 호조 등이 성장세를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향후 정책 방향으로는 신속한 백신 보급, 적극적 거시정책, 구조개혁 등을 권고했다. 지원 방식에 대해서는 ‘피해계층에 집중된 정책지원’을 언급하며 보편 지원보다 선별지원이 더 효과적임을 시사했다.
OECD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0.2% 포인트 상향한 5.8%로 내다봤다. 백신 접종 확대와 미국 등 주요국의 경기부양책 영향으로 세계 경제 회복세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다만 선진국·신흥국 간 회복 속도는 큰 차이를 보일 것이며, 위기 전 성장경로 복귀는 2022년 이후에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고용시장 회복은 더디게 진행돼 대부분 국가가 2022년 말까지 위기 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