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만전자, 천슬라, 1억비트는 꿈이런가… 무너지는 개미들

입력 2021-06-01 00:03 수정 2021-06-01 09:03

“삼성전자 10만원, 테슬라 1000달러, 비트코인 1억원”

지난 1분기까지만 해도 개인 투자자들이 반드시 보유해야할 미래의 3대장 종목이 최근 부진의 늪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금리 인상과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등 악재까지 겹치며 투자시장에서의 투심이 생각보다 빠르게 꺼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개미들의 속이 새카맣게 타고 있다.

31일 삼성전자는 8만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3거래일만에 소폭 상승했지만 지난 1월 9만6800원의 신고가 이후 줄곧 내림세다. 올해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호황)에 대한 기대로 한때 10만전자를 넘어 ‘12만전자’도 가능하다는 기대를 모았지만 이달 들어서는 주요 증권사들이 목표가를 줄줄이 하향하는 등 기대가 꺾이고 있다.

대장주 삼성전자의 발목을 잡은 것은 외국인의 매도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이 지난 3일부터 이날까지 내다판 삼성전자 매도 금액은 4조1090억원으로 이 기간 코스피·코스닥 전체 외국인 매도 금액(9조200억원)의 절반에 육박한다. 반도체 칩 공급 차질 등의 영향으로 반도체 기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전반적으로 악화된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외국인의 ‘팔자’세를 강화했다는 분석이다.

공매도 물량도 단기적으로 악재다. 5월 한달 중 18거래일간 삼성전자의 공매도 거래액은 6117억원(일평균 340억원)으로 공매도 대상 코스피200·코스닥150 지수 구성 종목 중 가장 많았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예상해 주식을 빌려 매도 주문을 내는 것인데 삼성전자 공매도가 많았다는 것은 그만큼 투자자들 사이에 매력을 잃었다는 의미다.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도 지난 28일(현지시간) 0.89% 내린 625.22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월 주당 1000달러를 기록할 것이란 기대가 컸지만 최고가는 880달러를 겨우 넘어서는 데 그쳤다. 미 경제매체 CNBC는 “테슬라가 중국발 수요 감소와 배터리 제조 원가 증가, 자율주행 규제 리스크라는 삼중고를 이른 시간 안에 뛰어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 주가보다도 2.7% 낮은 590달러를 적정 주가로 제시했다.

코인 투자의 불을 지핀 비트코인 상황은 더욱 안 좋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올해 안에 1억원(10만 달러)대에 도달할 것이란 장밋빛 미래가 나왔지만 지난달 8199만4000원의 신고가를 기록한 뒤 4000만원대 초반에서 횡보를 거듭하고 있다. 국내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5월 한 달 동안에만 52.1% 넘게 추락했는데, 이는 2011년 9월 이후 두 번째로 큰 하락 폭이다. 미국, 중국을 시작으로 주요국들이 암호화폐 거래 규제를 강화하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로부터 시작된 채굴 관련 환경 이슈까지 겹친 탓인데 단기간 반등은 쉽지 않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김지훈 조민아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