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6·11 전당대회 본경선이 30일 첫 후보 합동연설회를 시작으로 막이 올랐다. 본선은 당대표 예비경선(컷오프)을 1위로 통과한 이준석 후보와 역전을 노리는 나경원·주호영·홍문표·조경태 후보 등 중진 4명의 대결구도로 압축된 상태다. ‘0선’ 후보를 선수 합계 ‘18선’의 중진그룹이 포위한 모양새다.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 1차 합동연설회에서 이 후보는 ‘30대 주자’로서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그의 연설은 “저는 1985년생입니다”로 시작해 “저는 젊습니다”로 끝났다. “민주주의의 현장이었던 80년 광주 이후 (제가) 첫 30대 정당 대표가 된다면, 그 의미는 정말 각별하다”고도 했다.
이 후보는 “지난 며칠 계파 운운하는 낡은 정치의 관성 속에서 전당대회가 혼탁해지는 모습을 보며 자괴감을 느꼈다”며 ‘계파 지원설’로 자신을 공격하는 중진 후보들에게 날을 세우기도 했다.
나 후보는 ‘통합’ 이슈를 들고 나왔다. “정권 교체를 위해서는 지역·세대·가치·계층통합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또 “9월 추석 이전 국민의힘 후보만을 태워 성급하게 대선열차를 출발시키지 않겠다”며 야권 후보 단일화를 위한 대선 경선 연기론을 띄웠다.
예비경선 때 계파 문제를 앞장서 제기한 나 후보는 이날 연설에선 ‘계파’ 자체를 언급하지 않았다. 호남과 제주 지역 당원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회라는 점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3위로 컷오프를 통과한 주 후보는 1·2위를 한 이·나 후보를 동시 저격했다. 주 후보는 “국회 경험도 없고, 큰 선거에서 이겨본 경험도 없으며, 자신의 선거에서도 패배한 원외 당대표가 대선이라는 큰 선거를 이길 수 있나”고 반문했다. 또 “중도를 허황된 것이라 믿는 후보의 용광로에는 무엇이 담기겠나”고도 했다. 과거 “중도는 허황된 이미지”라고 한 나 후보를 직격한 것이다.
홍 후보와 조 후보는 청년층을 겨냥한 공약을 내놨다. 홍 후보는 청년 정책을 총괄하는 ‘청년청’ 신설을 약속했고, 조 후보는 “청년 누구나 창업할 수 있는 ‘창업국’을 만들겠다”고 했다.
한편 여론조사업체 PNR리서치가 머니투데이·미래한국연구소 의뢰로 국민의힘 예비경선 발표 하루 뒤인 지난 29일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의힘 당대표 지지도 조사에서도 이 후보가 40.7% 지지율로 1위에 올랐다.
나 후보는 19.5%로 2위를 기록했으며, 주 후보(7.2%), 홍 후보(4.2%), 조 후보(3.1%)가 뒤를 이었다. 응답 대상을 국민의힘 지지층(340명)으로 한정해도 이 후보는 47.0%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후보는 후원금 모금에 들어간 지 사흘 만에 법정 상한선인 1억5000만원을 꽉 채우는 저력도 보였다. 이 후보는 이날 “이제 입금해주시면 저희가 환불에 들어가야 한다. 마음만 감사하게 받겠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 후보는 앞서 지난 28일 “1만원의 기적을 만들어 보고 싶다”며 후원금 지원을 요청했다. 이를 두고 그간 보수 진영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온라인 커뮤니티 기반의 ‘팬덤 정치’를 형성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호일 강보현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