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당뇨·흡연·복부비만 환자도 난청 적색등

입력 2021-06-01 04:08
게티이미지

난청은 청각기관의 퇴화나 소음 노출, 만성 중이염, 외상, 귀에 독성 있는 약물 복용 등 여러 원인으로 발생한다. 특히 노화성 난청의 경우 고혈압과 당뇨병, 복부비만, 흡연과도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당뇨 환자가 담배를 피울 경우 난청 위험은 배 가량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나왔다. 난청 발생과 진행을 늦추려면 만성질환의 예방관리와 함께 금연의 중요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가톨릭의대 이비인후과 박경호 교수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에 게재한 연구논문을 통해 난청의 위험요인으로 나이와 함께 고혈압 당뇨병 복부비만 등 기저질환을 꼽았다. 2009~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활용해 19세 이상 1만6799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서다. 박 교수는 31일 “고혈압과 당뇨, 비만 환자들은 조기에 청력검사를 시행해 보청기 착용을 비롯한 적절한 조치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세의대 이비인후과학교실 정진세 교수팀도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리포츠 최신호에 비슷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2010~2013년 국민건강영양조사 3만3552명을 대상으로 노화성 난청과 연관성 높은 변수들을 분석한 결과 직업성 소음에 노출될수록 1.78배, 남성이면 1.43배, 당뇨를 앓고 있으면 1.29배, 고혈압 유병자는 1.16배 더 노화성 난청과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흡연과 당뇨가 동시에 있는 경우 1.96배, 고혈압과 당뇨가 동시에 있는 경우는 1.39배 더 노화성 난청과 관련성이 높았다.

연구팀은 아울러 당뇨가 있는 과거 흡연자와 현재 흡연자의 노화성 난청 관련성을 비교했다. 당뇨가 있는 현재 흡연자의 경우 1.89배 더 유의한 연관성을 보였다. 당뇨가 있는 과거 흡연자의 경우는 유의한 연관성이 없었다.

정 교수는 “현재 담배를 피우는 당뇨 환자라도 금연을 하면 노화성 난청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또 “직업성 소음 노출의 경우 난청 예방 목적의 제도적 장치들이 국내에 많이 도입돼 있는 상황이지만 당뇨나 흡연이 노화성 난청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면서 난청 예방을 위해 금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난청, 늦기 전에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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