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가 교단 내 목사후보생들이 장애 때문에 목회자의 꿈을 접는 경우가 없도록 대책 마련에 나선다.
기장 교회와사회위원회(교사위·위원장 최형묵 목사)는 교단 헌법에 장애인 차별 금지 조항 명문화 및 가이드라인 마련 방안에 대한 의견 수렴을 진행 중이라고 30일 밝혔다. 교사위 관계자는 “다음달 1일 사회선교정책협의회가 있다. 이때 해당 안건을 다룰 것”이라며 “현재 교단 내 장애 인식 개선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이번 논의는 한신대 신학대학원 유진우씨(사진) 사연이 계기가 됐다(국민일보 2021년 1월 21일자 29면 참조). 중증뇌병변장애가 있는 유씨는 전도사로 채용하는 교회가 없어 목회 실습이 어려워지자 신대원 자퇴를 선택했다. 실제 교사위는 지난 12일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장추연)를 통해 유씨가 현장에서 겪었던 어려움과 또 이로 인해 보게 된 기장 내 문제점들을 청취했다고 한다.
당시 장추연은 유씨의 의견을 종합해 교사위에 장애인 차별 금지 조항 명문화 및 가이드라인 마련, 장애인식개선 교육, 한신대 대학원 편의시설 개선 등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교사위는 충분히 논의할 사항이며 9월 총회 때 헌의안으로 올리겠다고 답했다. 교사위 관계자는 “(헌의안과 관련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구상 중인 건 맞다”며 “상황을 직시하면서 고시위원회 규정 등을 살펴볼 계획”이라고 전했다.
일련의 움직임에 대해 유씨는 “이제 장애인도 동등한 권리를 갖고 목사가 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기 시작했다”며 “기장뿐 아니라 지금껏 시혜와 동정으로 장애인을 대했던 행동을 반성하고 평등하게 목회할 수 있도록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