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가마니 공장을 하셨는데 술을 너무 좋아하셔서 결국 생계를 꾸려갈 수 없었고 공장문도 닫았다. 술에 취하면 어머니가 예배드리는 교회에 달려가 난동을 부려 목사님께서 아버지가 술을 끊으라고 내 이름을 ‘금주’라고 지어주셨다고 한다. 생활력이 강한 어머니가 남자들같이 거친 노동일도 해 겨우 살아갔다. 그런데 10살 무렵 나는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두 다리가 구부러져 걸을 수 없어 한 달간 입원했다. 그러다 어느 날 꿈에 하나님께서 치유해 주신다는 말씀을 받고 즉시 일어나 걷게 됐고 그 일로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확신하고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다.
대학원 때 친하게 지냈던 언니의 소개로 지금의 남편을 만나 3개월 만에 결혼했다. 그리고 아들만 셋, 딸 하나를 낳았다. 어린이집에 다니던 큰 아이가 다른 아이들을 괴롭힌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자라나는 과정에는 다 그런 거지’ 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런데 어느 날 아이 친구 엄마가 참다못해 연락하는 거라며 자기 아들이 무엇을 만들기만 하면 우리 아이가 와서 부수며 방해해서 심한 스트레스로 병원까지 다녀왔고 다른 아이들도 괴롭힌다며 흥분했다. 상황은 내 생각보다 심각했고 마음이 한없이 낮아졌다.
어느 날 작은교회 언니와 고린도후서 13장의 ‘너희는 믿음 안에 있는가 너희 자신을 시험하고 너희 자신을 확증하라’는 말씀으로 교제를 했다. 모태신앙으로 예수님을 믿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의심 없이 받는 것이 믿음인데 무엇을 확증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기도하며 고민하는데 ‘성경대로 그리스도께서 우리 죄를 위하여 죽으시고 성경대로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셨다’는 고린도전서 15장 말씀에 시선이 딱 멈췄다. 게바와 열두 제자와 오백여 형제, 그리고 바울에게 부활을 보이시고 이들을 증인으로 세우셨던 것이다. 특히 예수 믿는 자들을 괴롭히던 바울이 목숨을 걸고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전파하는 모습에 ‘아, 예수님은 정말 부활하셨구나’는 탄성이 나왔다. 예수님의 부활은 분명한 역사였다.
예수님의 부활이 명확해지니 이분이 참 하나님이고, 창조주임도 명확해졌다. 드디어 제자들이 만난 예수님, 사도바울이 만난 그 예수님 앞에 나도 섰다. 입으로는 예수님이 주인이라 말했지만 내 삶에 주인은 없었고, 내 마음대로 예수님과 상관이 없이 살았던 바리새인보다 더한 모습이 보이니 회개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예수님을 영접하며 모든 문제를 주님께 맡기고 진정한 동행이 시작됐다. 큰아이가 집 앞의 차 2대를 돌멩이로 긁고 그림을 그려놓은 적이 있었다. 동네가 난리가 났고 수리비는 남편 두 달치 월급이었다. 처음에는 ‘아이쿠’ 했지만 우리를 먹이고 입히시는 분이 계시기에 마음과 생각이 딱 지켜졌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기 전엔 누구의 마음을 헤아려 주고 이해해 주기가 참 어려웠는데, 나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부활로 확증해 주시니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며 알게 되고 더욱 사랑하고 싶은 마음을 부어주신다. 지난 날 큰아이 친구 엄마들의 화난 마음이 생각 나 진심으로 사과했다.
전에는 ‘좋은 게 좋은 거다’라는 인본주의적인 생각이었는데 진짜 좋은 건 하나님 말씀대로 사는 삶이라는 것을 붙들고 넘어져도 예수님이 주인 된 공동체가 있어서 선포된 말씀으로 벌떡 일어나는 삶을 살고 있다. 주님 다시 오실 때까지 복음으로 하나된 공동체와 주님을 더욱 사랑할 것이다.
정금주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