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고 접종 인센티브가 구체화되면서 일일 접종자 수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앱을 통해 잔여백신을 조회·예약하도록 한 첫날 접속자수가 몰리면서 잔여백신 예약은 어려웠고, 시스템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전국의 예방접종 지정 위탁의료기관에서 27일 오후 6시까지 64만6618명이 신규로 1차 접종을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 2월 26일 백신 접종 개시 이후 최대치다. 이날 접종을 시작한 만 65~74세 등이 56만2000명, 기존에 접종을 진행 중인 만 75세 이상이 8만2000명이었다.
백신 접종 위탁의료기관의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잔여량을 조회·예약할 수 있는 시스템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이날 오후 1시 서비스 개통과 동시에 카카오톡 샵(#)탭에 ‘잔여백신’을 검색했지만 빈 화면이 뜨거나 접속이 원활하지 않았다.
서비스는 곧 정상화됐지만 잔여백신 예약은 쉽지 않았다. 스마트폰 앱 예약 시스템 가동 전 전화로 의료기관 예비명단에 이미 이름을 올려둔 이들만 8만896명에 달해 기회를 잡기 어려웠다. 당일 사전예약자들이 접종하고 남은 물량이 생길 때 집계되는 잔여백신의 특성 때문에 오후 늦게까지 잔여백신을 확인하기도 어려웠다. 실제 오후 2~4시 사이 네이버지도에서 서울 종로·영등포구 인근 40여곳이 넘는 위탁 의료기관의 잔여백신은 ‘0’이었다. 잔여백신은 아직 접종순위가 되지 않은 만 30세 이상 성인이 맞을 수 있다.
다음 달까지 위탁 의료기관에서 AZ 백신을 맞게 될 만 65~74세와 중증호흡기질환자는 514만7443명이다.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정부는 AZ 백신 접종의 이득이 훨씬 크다며 접종을 독려하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충북 청주의 한 예방접종 위탁기관을 찾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도 안심하고 맞을 수 있는 백신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AZ 백신 이상반응인 혈소판 감소증을 동반한 혈전증(TTS)의 원인과 해결방안에 대한 해외 연구 결과가 외신에 보도됐다.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괴테 유니버시티 주도 연구팀은 AZ와 얀센 백신의 TTS 사례 원인을 연구한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신체로 보내는 아데노 바이러스 매개체가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파악했다. 연구진은 스파이크 단백질의 시퀀스(염기서열)를 수정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연구가 아직 가설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TTS 유발 원인을 알아내 백신 제조방식을 바꿀 경우 임상시험도 다시 해야 한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스파이크 단백질을 수정하는 것은 자칫 백신의 효능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고, TTS가 아닌 또 다른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