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2기’ 체제가 본격 가동된 포스코가 미래 신사업 중 하나인 수소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린수소 생산을 위한 기술개발과 이를 활용한 사업협력을 통해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조각들을 하나씩 맞춰가는 모습이다.
27일 포스코그룹은 세계 최대 해상풍력발전 기업 오스테드와 해상풍력 및 그린수소 사업에서의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밝혔다. 오스테드가 2026년 상업운전 개시를 목표로 추진 중인 국내 최대 1.6GW급 인천 해상풍력사업에 포스코가 철강재를 공급하고, 풍력발전을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에도 참여한다. 여기서 포스코건설은 해상풍력 구조물을 건설하고 포스코에너지는 그린수소 저장 및 수소 발전 등을 담당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한 데 이어 2050년까지 수소 생산 500만t 체제를 구축하고 수소사업에서 매출 3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저탄소 친환경 생산체제로의 전환과 수소경제 시대 본격화에 대비하기 위한 생존전략이라 볼 수 있다.
포스코가 세운 그린수소 사업모델은 이러하다. 풍력·태양광발전 등 재생에너지로 만들어진 전력으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암모니아로 합성해 운송·저장한 뒤 다시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것이다. 포스코는 사업모델을 완성하기 위해 각 단계에서 필요한 것들을 협력을 통해 하나씩 채워나가고 있다.
이날 발표한 오스테드와의 협력은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에 필요한 조각인 셈이다. 지난 3월 포스코그룹이 호주 최대의 전력·가스기업인 오리진에너지와 ‘호주 그린수소 생산사업 협력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수소를 암모니아로 합성하는 기술이 이미 상용화돼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가장 필요한 기술은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대량으로 추출하는 기술이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RIST(포항산업과학연구원)와 3자 간 MOU를 체결하고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 기술이 개발되면 현대차그룹과 체결한 업무협약을 통해 그린수소가 수소전기차에 이용되는 등 활용 범위가 확대될 전망이다.
그린수소는 포스코의 본업인 철강 부문에도 적극 활용될 예정이다. 포스코는 2050년까지 수소환원제철소를 구현해 철강분야에서도 탈탄소·수소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수소환원제철공법이 상용화되면 최대 연간 375만t의 그린수소가 필요하기 때문에 여기에도 그린수소를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수소환원제철은 철광석을 분해해 쇳물을 만드는 데 쓰이는 석탄을 수소로 대체해 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공법이다.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도 수소경제를 대비한 동맹 맺기가 활발하다. 이날 한화솔루션은 현대글로비스에 오는 7월부터 2년간 총 48t의 차량 연료용 수소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현대글로비스는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 수소 충전망을 구축 중이며 한화솔루션은 향후 차량용 수소 충전 인프라가 확대됨에 따라 수소 공급을 늘릴 계획이다.
정진영 김지애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