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회복 가시화에… 한은,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 꺼냈다

입력 2021-05-28 04:04
이주열 한은 총재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지난 2월 전망치(3.0%)보다 1.0% 포인트 올려 잡은 4.0%로 전망했다. 경제가 예상외로 빠른 회복을 보이자 이주열 한은 총재는 처음으로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환석 한은 부총재보는 27일 “올해 1분기 성장률(1.6%)이 나온 상황에서 단순 계산했을 때 남은 분기에 0.7∼0.8% 정도 성장한다고 보면 연간 4%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기대 이상의 수출 실적과 지난 3월 추가경정예산 및 4차 재난지원금 효과를 반영한 것이다. 심지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빠르게 진행돼 확산세가 완화되고 경제활동이 활발해지는 ‘낙관적 상황’일 경우 올해 4.8.% 성장률도 달성 가능하다고 한은은 밝혔다. 또 내년 경제성장률도 당초 전망보다 0.5% 포인트 올린 3.0%로 내다봤다.


4월 수출은 1년 전보다 41.1% 늘어난 511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한은은 상품 수출 증가율 전망치를 2월 7.1%에서 이번에 9.0%로 크게 상향했다.

지난 2월과 달리 이번엔 추경 효과도 경제성장률 전망에 반영됐다. 이 총재는 “추경이 소비성향이 높은 자영업자와 저소득층에 집중돼 통상 가계 이전지출에 비해 소비진작 효과가 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은 거시계량모형에 의하면 이번 추경이 0.1~0.25% 포인트 정도 경제성장률을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경제 회복이 가시화되면서 금리 인상 예상도 조금씩 구체화되고 있다. 이 총재는 연내 금리 인상에 대해 시장에 신호를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기자들 질문에 “연내 (금리) 인상 여부는 결국 경제 상황의 전개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전개 상황, 그에 따른 우리 경제 회복 흐름의 속도와 강도 등을 좀 더 지켜보겠다”고 언급, 돌발변수 없이 경제가 살아날 경우 미국보다 빠른 금리 인상 조치 가능성도 내비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일축해 왔다.

이 총재는 다만 금리 인상 결정에 대한 어려움도 호소했다. 그는 “금리 정상화만을 위해 서둘러서도 안 되지만 지연됐을 때 부작용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적절한 시점에, 서두르지 않아야겠지만 늦지도 않아야 되는 그런 어려움에 처한 게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0.5%인 기준금리를 동결키로 결정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