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신사” 강조한 이낙연, 윤석열·이재명·조국 싸잡아 때렸다

입력 2021-05-28 00:06
이낙연(오른쪽)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이광재 의원 대선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7일 대권 경쟁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이재명 경기지사를 한꺼번에 직격했다. 나아가 불공정 논란으로 지난 4·7 재보궐선거의 참패요인으로 꼽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까지 정면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대담집 ‘이낙연의 약속’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잠행 중인 윤 전 총장을 겨냥해 “야권의 앞서가는 주자는 생각이 무엇인지, 본인의 내면에 어떤 것을 담고 있는지 빨리 드러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뭔가 숨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것이 당당한 태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 지사의 대표 공약인 기본소득을 향해서도 직격탄을 날렸다. 이 전 대표는 대담집에서 “한 달에 50만원씩 전 국민에게 다 주려고 하면 기업과 가계가 세금을 두 배로 내야 한다”며 “게다가 50만원이 최소한 인간다운 생활을 하기에 충분한가 하는 문제도 제기된다”고 꼬집었다.

자녀 입시비리 의혹으로 청년층의 반감을 산 조 전 장관을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이 전 대표는 책에서 “논문의 제1저자 등재나 특정계층 학생만이 부모 찬스를 이용해 인턴을 하게 하는 입시제도 자체가 불공평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국을 겨냥한 지적이냐”는 질문에 이 전 대표는 “그렇다”고 답했다. 조 장관의 딸은 현재 허위 인턴확인서 발급 및 논문 1저자 부당 등재 의혹을 받고 있다.

국민이 원하는 차기 지도자의 모습으로는 자신의 대표 이미지인 ‘신사’를 꼽았다. 이 전 대표는 “한국에서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같이 온유하고 신사적인 지도자를 원하겠는가”라는 질문에 “대한민국의 높아진 국격에 걸맞은 지도자를 갈구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대외정책 또는 국제적 식견이나 감각, 경험이 매우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한다”며 “국민께서 그런 점을 중시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책에서는 청년이란 단어만 238번 언급됐다. 이 전 대표가 직접 “이번 책은 청년에 중점을 뒀다”고 할 만큼 청년 구애에 적극적이었다. 그는 MZ세대(1980~2000년대 초 출생)를 “멋진 세대”라고 추켜세우며 “청년세대에 정책적 역량을 집중해야 할 시대가 왔다”고 강조했다. 다만 청년들이 크게 반발했던 공정 문제인 ‘인국공 사태(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에 대해선 “섬세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 전 대표는 책에서 호남 적통으로서의 정체성도 분명히 했다. 대표적으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언급하며 “저는 그 무게를 끝까지 지고 가야 한다”고 했다. 또 “제게는 아버지 다음으로 소중한 분이 김대중 전 대통령(DJ)”이라거나 “고향(전남 영광)은 내버려 둬도 그리워지는 곳”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토지 중심의 누진세를 논의할 때가 됐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토지를 활용해 벌어들인 소득에 대해서도 노동소득의 경우처럼 소득 규모에 따라 차등 세율을 적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