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인 김성열(45·가명)씨 부부에게 석진(9·가명)이가 찾아온 건 2012년이었다. 선교지인 인도 파송을 수개월 앞둔 시점이었다. 첫째(15)를 낳고 둘째를 원했던 부부에게 6년 만에 찾아온 선물이었다. 석진이가 생길 줄 모르고 그해 갓 태어난 지원(10·가명)이를 입양했던 부부는 지원이에게 예쁜 동생을 만들어 줬다는 생각에 행복해 했다.
뱃속의 석진이는 인도 시골 마을의 척박한 환경 속에서 사역을 펼치는 김씨 부부에게 큰 기쁨이었다. 출산 전 검사에서 아이에게 장애가 있을 수 있다는 말을 들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하나님께서 주신 자녀이기에 장애 여부와 상관없이 잘 키우겠단 생각뿐이었다.
석진이는 2013년 4월 인도 현지 병원에서 태어났다. 그리고 다운증후군 판정을 받았다. 예상은 했지만 이를 현실로 받아들이는 것은 쉽지 않았다. 마음을 추스를 여유도 없이 석진이의 심장에서 구멍이 발견됐다. 현지 병원에선 구멍 크기가 크지 않아서 괜찮다고 했으나 영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김씨 부부는 하나님께 기도했다.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게 좋겠다는 응답을 받았다.
그해 6월 김씨 가족 모두 임시 귀국했다. 곧장 방문한 병원에선 석진이가 바로 수술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렇게 석진인 6개월 동안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며 수술만 3번 넘게 받았다. 김씨 가족은 석진이 수술이 모두 끝난 2014년 1월이 돼서야 다시 인도로 들어갈 수 있었다.
인도에서의 생활은 생각보다 좋았다. 무엇보다 석진이를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에 편견이 없었다. 그런 가운데 석진이는 밝게 컸다. 순수하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했다. 김씨는 “고된 사역 현장 속에서도 석진이가 주먹을 쥐면서 ‘힘내’ ‘사랑해’란 말을 할 때면 하루의 피로가 씻은 듯 사라졌다”고 말했다.
한 번은 가족이 다 같이 어떤 모임에 참석했는데 석진이가 처음 보는 한 성도에게 다가가 “사랑해요”라며 안겼다. 갑작스런 상황에 김씨 부부 모두 얼떨떨해 하고 있는데 그 성도가 울음을 터트렸다. 김씨가 나중에 물어보니 석진이로부터 위로를 받았다고 했다.
김씨는 “석진이가 장애를 갖고 태어났을 때 어떤 분은 저희에게 너희 부부가 죄를 지어 석진이가 그렇게 된 것 아니냐며 기도하고 회개하라는 말을 하셨다”며 “그땐 정말 마음이 무너져 내렸는데, 생각지 못한 곳에서 석진이에게 위로를 받았다는 말을 듣고 하나님께서 석진일 통해 하실 일이 있으시구나 하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현재 김씨 가족은 인도 정부가 코로나19를 이유로 신규 비자 발급을 막으면서 어쩔 수 없이 한국에 들어와 있다. 갑작스런 귀국에 김씨 가족은 파송 단체 간사가 내어준 거처에서 임시로 수개월을 보냈다. 어렵게 대출 등을 받아 살 곳을 마련했지만 적은 사례비로 다섯 식구가 생활하기엔 막막한 상황이다.
석진이의 경우 또래에 비해 언어나 인지 수준이 현저히 낮아 병원에선 추가 치료를 권하고 있지만, 회당 5만원이 넘는 재활치료비에 엄두도 못 내고 있다. 김씨는 “바라는 게 있다면 석진이가 지금보다 더 건강해져서 작은 일상생활이라도 스스로 해낼 수 있는 것”이라며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 기쁨과 위로를 주는 사람이 됐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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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3-890014-95604(예금주:밀알복지재단)
◇후원문의: 1600-0966 밀알복지재단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