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자서전의 계절’… 정세균·이낙연 등 줄줄이 출간 경쟁

입력 2021-05-27 04:03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 등록일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자서전의 계절’도 돌아왔다. 주요 대선 주자들이 직접 자서전을 발표하거나 주변에서 저술한 자전적 서적이 다수 발간되면서 ‘자서전 경쟁’이 한껏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27일 ‘이낙연의 약속’ 출간 기자간담회를 연다. 대담 형식의 자서전이자 정책 구상집이다. 이 전 대표가 집필한 자서전이 나오는 것은 2014년 전남지사 출마 이후 7년 만이다.

여권 대선 주자 ‘빅3’ 가운데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지난달 에세이 ‘수상록’을 출간하며 서막을 열었다. 정 전 총리는 예고편 격인 ‘수상록’에 이어 조만간 ‘본편’에 해당하는 대담 형식의 자서전을 발간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전 대표는 ‘엄중 낙연’이라는 수식어가 보여주듯 리더십과 추진력에 대한 물음표가 따라다니고 있다. 정 전 총리는 중량급 정치인임에도 상대적으로 낮은 지지율이 약점으로 꼽힌다. 두 사람 모두 자서전 출간을 통해 본인의 경쟁력을 홍보하며 반등의 기회를 엿보고 있는 셈이다.

여권 내 후발 주자들도 시동을 걸고 있다. 대선 출마로 가닥을 잡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다음 달 중 대담집을 발간하고 출마 선언을 공식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도 다음 달 9일 자서전 ‘꽃길은 없었다’ 출판기념회를 열 예정이다.

대선 출사표의 일환으로 자서전을 출간하는 것은 전통적인 정치 이벤트다. 인지도를 끌어올리면서 국정 철학과 정책 공약을 동시에 선보이는 효과적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의 운명’과 ‘안철수의 생각’은 수십만부 팔리며 흥행에 성공했고 지지도 상승에도 기여했다.

‘추격자’들이 여느 대선 때처럼 앞다퉈 자서전을 내놓고 있지만 올해 초부터 지지율 1위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모두 자서전을 직접 출간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지사와 윤 전 총장과 관련해 제3자 혹은 측근이 저술한 서적만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지사는 앞으로도 별도의 자서전 출간 계획이 없다고 한다. 대신 지지모임 차원에서 관련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사를 돕고 있는 한 의원은 “이 지사는 2017년 대선 당시 자서전을 한 차례 낸 적 있다”며 “그 외에도 정책 구상집 등 다양한 책을 통해 비전을 제시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선에서 새롭게 부상한 윤 전 총장의 경우 관련 서적 출간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최근 3개월 동안 ‘윤석열의 시간’ ‘구수한 윤석열’ ‘윤석열의 진심’ ‘윤석열의 운명’ 등 4권이나 발간됐다.

일각에서는 이 지사나 윤 전 총장 모두 새로운 자서전 집필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 지사는 친형 강제입원 사건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한 언급을 피할 수 없고, 부인과 장모 관련 의혹이 제기돼 있는 윤 전 총장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26일 “선거철 유력 대선 후보에 대한 책을 내면 인기몰이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제3자로부터 많은 책이 쏟아져 나온다”며 “다만 이 지사와 윤 전 총장 모두 논쟁적 이슈들이 많아 자서전을 출간하는 것이 자칫하면 득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