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유럽 투자도 확대… 중국과 경쟁 가열 예고

입력 2021-05-27 04:02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의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유럽 완성차 업계와의 동맹을 통해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중국 배터리 업체에 대비하는 게 향후 유럽 시장 점유율 확대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2016년부터 오는 2025년까지 유럽 폴란드 자동차전지 공장에 6조7514억원 규모로 증설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2018년부터 오는 2025년까지 중국 빈강의 자동차, ESS전지 공장에도 2조2859억원 규모로 증설 투자를 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한국에 더해 유럽, 중국에서의 생산능력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2023년까지 260GWh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능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유럽의 폭스바겐, 르노, 볼보, 아우디, 다임러, 메르세데스벤츠, 재규어, 포르쉐 등이 LG에너지솔루션의 주요 고객사다.

삼성SDI는 2019년 유럽 헝가리에 배터리 셀 공장 라인을 증설하는 데 560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올해에도 라인 증설에 94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삼성 SDI 관계자는 “장비 투자 등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유럽 내 실제 투자 규모는 이보다 더 크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도 올해 초 유럽 헝가리 이반차 시에 30GWh 규모의 추가 배터리 공장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유럽, 중국 등에서도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다만 유럽에서 영향력을 늘리고 있는 중국 배터리 업계와의 경쟁도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배터리 업체 CATL는 2019년부터 독일 에르푸르트에 첫 해외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올해 안으로 배터리 생산 라인을 가동할 예정이다. 중국 배터리 업체 파라시스도 메르세데스 벤츠와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고, 독일 비터펠트-볼펜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CATL은 유럽 완성차 업체와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독일 다임러그룹은 지난해 8월 CATL과 첨단 배터리 기술을 개발하는 데 합의하고 “CATL과 전략적 파트너십의 다음 단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올 하반기 독일 메르세데스-벤츠가 선보일 최고급 전기차 세단 ‘EQS’에도 CATL의 배터리가 장착된다.

유럽뿐 아니라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과 중국의 배터리 업계 경쟁이 한층 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오는 2030년 LG에너지솔루션의 생산 능력이 815GWh로 확대되는 한편 중국 CATL의 생산 능력은 현재보다 7배 향상된 990GWh로 늘어날 전망이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