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유행이 한창이던 지난해 성인 10명 중 6명 가량이 돈 문제로 불안과 우울감을 비롯해 각종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은 ‘2020년 금융역량 조사’를 벌인 결과 58.1%가 최근 1년간 재무상황으로 인한 스트레스나 학대 문제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고 26일 밝혔다.
금융역량은 금융소비자가 바람직한 금융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지난해 10월 27일~11월 16일 만 20~64세 2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스트레스·학대 유형(복수선택)은 스트레스 및 불안감이 42.2%로 가장 많고 우울감·우울증이 23.2%로 뒤를 이었다. 이어 수면장애 15.7%, 집중·휴식 어려움 14.5%, 가정 내 갈등 및 말싸움 10.6%, 음주·흡연량 증가 10.1% 순이었다. 자해이나 자살까지 생각했다는 응답자도 3.2%였다.
재무 문제로 인한 스트레스나 우울감 경험은 여성(44.1%)이 남성(40.4%)보다 높았다. 우울감이나 우울증을 겪었다는 사람도 여성(26.5%)이 남성(19.9%)보다 많았다. 반면 남성은 자해나 자살을 생각했다는 비율이 3.5%로 여성(2.8%)보다 높았다.
연령별로 스트레스·불안감과 우울감·우울증 경험은 30대가 각각 50.9%, 26.4%로 가장 많았다. 스트레스·불안감은 20대가 43.9%로 뒤를 이었다. 30대 다음으로 우울감·우울증을 많이 겪은 연령대는 40대(25.2%)였다. 20·30대는 자해·자살까지 생각한 경우가 각각 4.3%, 4.2%로 전체 평균(3.2%)은 물론 다른 연령대 응답률(1~2%대)을 크게 웃돌았다.
우리나라 성인의 금융역량은 항목별로 각 10점 만점에 금융웰빙 5.52점, 금융역량행동 5.33점, 금융심리 6.49점, 금융지식 6.34점, 금융환경 5.00점으로 평가됐다.
‘금융웰빙’은 가계 재무 생활의 질적 수준과 그로 인한 주관적 행복·만족감이 얼마나 높은지 평가한 항목이다. ‘금융역량행동’은 바람직한 금융 의사결정을 하는지, ‘금융심리’는 바람직한 금융 행동에 기여하는 심적 동기·태도가 어느 정도인지 보여준다.
전반적으로 ‘보통’인 5~6점대지만 재무 상황에 대한 정서가 얼마나 긍정적인지 평가하는 ‘주관적 금융웰빙’은 4.79점으로 5점에 미달했다. 재단은 “재무 스트레스, 은퇴설계 등이 저조해 향후 금융교육, 인식 제고 캠페인, 맞춤형 지원 같은 적극적 개선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