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목사 안수를 받았다. 성령님께 붙들려 목회하겠다는 다짐에서 빨간색 넥타이를 매고 안수를 받으면서 이렇게 기도했다. “내 힘으로 목회하지 않고 성령님만 전적으로 의지하겠습니다. 아버지의 배경도, 외삼촌들의 배경도 의지하지 않겠습니다.”
며칠 후 성령님께서 목회자 자녀와 선교사 자녀를 섬기라는 감동을 주셨다. 소년원생들을 섬겼던 것처럼 목회자 자녀(PK), 선교사 자녀(MK)들과 함께 예배하라는 것이었다.
목사 안수 때 받은 약간의 헌금으로 PKMK콘퍼런스 포스터와 전단을 제작하고 장소를 계약했다. 필요한 음향기기는 빌렸다. 문제는 콘퍼런스에 참여할 참가자가 있겠느냐는 것이었다. 소년원 캠프야 우리가 직접 찾아가는 것이었지만 PKMK콘퍼런스는 전국에서 자신들이 제 발로 와야 했다.
성령님이 감동을 주실 때 재정도 함께 주시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지만 지금까지 목회를 해오면서 그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PKMK콘퍼런스는 준비 단계부터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함께 사역하는 스태프들도 반기지 않는 눈치였다. 재정 여유가 없었기에 온라인에서 홍보하고 전국을 직접 다니면서 포스터를 붙였다.
현재 오메가교회 총괄수석인 백사랑 목사와 새벽예배 후 대전에서 출발해 천안 남양주 서울 파주 등 신학교와 기도원 등을 돌았다. 그리고 다음 날 새벽예배 직전 대전에 도착했다. 그렇게 24시간 직접 운전하고 포스터를 붙였다.
제1차 PKMK콘퍼런스에는 80여명이 참석했다. 당시 콘퍼런스에 부모님이 영국의 웨일스에서 선교하는 MK 형제가 참가해 큰 은혜를 받았다. 부모가 선교사임에도 그 지역에서 마약을 팔며 방황하던 친구였다.
부모님의 끈질긴 요구로 PKMK콘퍼런스에 참석했다가 성령체험을 하고 난 뒤 그의 인생은 완전히 변하게 되었다. 마약도 끊고 하나님께 헌신하고 싶다며 나를 찾아왔다. 마치 과거 방황하던 내가 어머니의 끈질긴 설득으로 찾아간 기도원에서 살아계신 하나님을 체험했듯 말이다. 그때 모든 자아가 깨져 눈물 콧물 쏟으며 회개한 것처럼 하나님은 그 형제를 만나주셨다.
제2차 PKMK콘퍼런스는 일주일 전까지 등록 인원이 3명도 안 됐다. 사기가 떨어질까 봐 말도 못 했다. 아내에게도 털어놓지 못하고 마음은 새까맣게 타고 있었다. ‘이대로 간다면 수천만원의 빚이 하루아침에 생길 것이다.’ 조급하고 불안한 마음에 새벽기도를 하는데 하나님이 말씀하셨다.
“너, 돈 때문에 PKMK콘퍼런스 하는 것이냐.” “하나님, 아닙니다. 신청자가 더 없어도 이 3명의 영혼을 위해서 콘퍼런스를 진행하겠습니다. 이들을 위해서 아무것도 빼지 않고 예배팀 모두와 모든 기기를 사용하겠습니다. 50명의 스태프와 함께 3명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그렇게 믿음의 고백을 드리고 놀라운 하나님의 기적을 체험했다. 100명 넘는 참가자가 등록한 게 아닌가. 콘퍼런스 첫날 참가자 중 5~6명만 방언 기도를 했지만, 다음 날 85명이 방언을 받으며 성령 체험을 했다. 깊어지는 기도에 새벽 4시까지 집회가 이어졌다.
성령님이 역사하시는 놀라운 순간을 잊지 못한다. 우리는 하나님이 함께하신다는 확신으로 기쁨과 감사의 예배를 올렸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마음이 그 자리에 있던 참가자들에게 부어졌다.
2017년 한 사업가가 PKMK에 써달라며 1000만원을 헌금했다. 그래서 PKMK콘퍼런스를 대전의 한 호텔에서 진행했다. 절반 이상의 아이들이 미자립교회나 농어촌교회 자녀였다. 그렇기에 그동안 누리지 못하고 눌려 있던 마음을 풀어주고 싶었다.
2박3일간 PKMK들은 격려받았고 하나님은 기뻐하셨다. 2018년 PKMK 100명을 무료로 섬기라는 마음을 주셨고 새벽예배 시간에 이 마음을 나눴다. 그러자 한 권사님이 헌금했고 어느 국제고등학교의 섬김과 연합으로 100명의 영혼을 섬길 수 있었다.
소년원 사역을 할 때마다 나 같은 죄인을 사용해 주시는 하나님께 그저 감사했다. 그렇기에 최고의 헌신과 최고의 충성, 최고의 열정으로 주님을 섬기겠다는 의지가 가득했다. PKMK콘퍼런스를 통해 주님의 사역은 우리 의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열어주시는 것이라는 사실을 배웠다. 하나님의 일을 하는 사역자에게 최고의 안정감은 풍부한 재정이 아니라 성령님이어야 했다.
PKMK를 섬기면서 평생을 함께할 많은 동역자를 만났다. 고등학생 때 만난 한경호 형제는 훗날 오메가교회를 개척하는 창립 멤버가 됐고, 지금은 대전 유성 오메가교회의 메인 워십 리더로 성장했다. 중보팀장 김요셉 형제와 재정팀장 이성진 집사 등 함께하는 많은 이들은 모두 PKMK콘퍼런스를 통해 만난 소중한 동역자이자 제자다.
돌아보니 소년원 사역의 열매도 사람이었고 PKMK 사역의 열매도 사람이었다. 하나님 사역의 핵심은 사람을 살리는 것이고 교회의 본질도 사람을 살리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