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접종률 위해 AZ 보류… 한국 혈전증 발생률 유럽의 5분의 1 수준

입력 2021-05-26 04:04
25일 서울 도봉구 시립창동청소년센터에 마련된 백신접종센터에서 한 어르신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 받는 모습. 연합뉴스

유럽 일부 국가의 접종 중단에 이어 일본도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을 보류했지만 국내에선 AZ 백신 접종에 따른 위험보다 이익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AZ 접종에 따른 국내의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TTS) 발생률이 다른 국가보다 낮아 접종엔 문제가 없다고 강조한다. 다만 부작용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지난 2월 26일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국내에선 AZ 백신 접종자가 가장 많다. 25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전체 1차 접종자(386만4784명)의 69.3%(268만66명)가 AZ 백신을 맞았다. 여러 국가가 AZ 백신 접종을 중단했으나 방역 당국과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희귀혈전증이 발생할 위험은 유럽보다 낮다”며 접종을 계속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나상훈 서울대 의대 순환기내과 교수는 지난 20일 열린 코로나19 백신 이상반응에 대한 웹세미나에서 “덴마크 영국 프랑스 독일의 데이터를 가지고 AZ 백신 접종 연령제한을 검토하는 건 훨씬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국내에서 AZ 백신 접종 후 TTS 발생률은 100만명당 1.33건, 유럽은 100만명당 6.53건이었다.

경북 안동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에서 생산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25일 차량으로 옮겨지고 있다. 연합뉴스

실제 세계보건기구(WHO)는 백신 접종계획을 짤 때 그 나라의 코로나19 유행 상황, 백신 신뢰도나 접종률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WHO는 지난달 16일 “TTS는 나라마다 발생 차이가 몇십 배까지 나기 때문에 코로나19 감염 위험도, TTS 위험도, 대체백신 사용 가능성 등을 고려해 나라별로 위험도를 평가해야 한다”고 공지한 바 있다.

같은 동양 국가인 일본이 AZ 백신 접종을 보류한 점이 우려스럽다는 의견도 있지만 일본의 경우 백신 자체의 문제보다 낮은 접종률, 백신 불신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접종률이 낮은데 안전성 논란이 있는 AZ 백신을 사용하면 접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 AZ 백신을 접종하지 않기로 판단했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김기남 대응추진단 접종기획반장은 일본의 접종 중단 결정에 대해 “AZ 백신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국가에서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며 “국제적 기준에 따라서 우리나라 전문가가 효과성, 안전성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접종을 계속하더라도 안전성이 우려되는 부분은 면밀한 조사를 함께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같은 백신이라도 인종에 따라 TTS 발생률이 다를 수 있지만 한국인 특성에 따른 TTS 발생 가능성에 대한 조사가 별도로 필요하다”며 “신종 백신을 한국인에게 처음 맞히는 것인 만큼 모든 가능성을 짚어봐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지난 3개월간 백신 접종자가 증가했으니 AZ 백신의 접종 위험 대비 이득도 다시 조사해서 필요할 경우 접종 연령 제한을 수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