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제맥주 붐과 일본산 거부 정서를 등에 업고 인기를 모은 신규 상장기업 제주맥주는 최근 주춤한 공모주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까.
26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는 제주맥주가 첫날 공모가의 2배로 출발해 상한가에 도달하는 이른바 ‘따상’을 기록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주맥주는 국내 수제맥주 기업 중 증시에 입성하는 첫 사례다. 수제맥주 유행 속에서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대중에 이름을 알린 덕에 신규 상장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지난 13~14일 일반 공모 청약에서 174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입증했다. 같은 기간 일반 공모 청약을 진행한 현장 분자진단 플랫폼기업 진시스템(355대 1)보다 4배 높은 경쟁률이다.
공모가는 기업이 제시한 희망가격 상단(2900원)보다 10% 높은 3200원에 책정됐다. ‘따상’에 성공하면 공모가 기준 1792억원인 시가총액이 약 4660억원까지 불어난다.
인기 공모주의 상장 직후 탄력은 점차 약해지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 중 하나로 주목받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는 상장 당일인 지난 11일 ‘따상’은커녕 시초가 대비 26% 하락한 가격에 마감했다. 코로나19 폭락장에서 주식 열풍이 시작된 이래 인기 공모주가 따상에 실패하기는 처음이었다.
지난해 7월 상장 이후 3거래일 연속 상한가, 즉 ‘따상상상’ 기록한 SK바이오팜을 정점으로 인기 공모주의 상한가 기록일수는 꾸준히 줄어왔다. 같은 해 9월 상장한 카카오게임즈는 그보다 하루 적은 ‘따상상’에 그쳤고, 다음 달 상장한 하이브(당시 빅히트)는 ‘따상’으로 직행해기는 했지만 이내 급락해 시초가보다 4.4% 낮은 가격에 마감했다. 올해 3월 상장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따상’에는 성공했지만 ‘따상상’에는 실패했다. 2거래일부터는 7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주맥주에 대해 “적극적 시장 대응으로 높은 실적 성장세를 지속할 전망”이라며 “제품 다변화와 글로벌 확장도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