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급난·코로나 ‘겹악재’ 현대차·기아, 공장 휴업 잇따라

입력 2021-05-26 04:05
21일 오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옆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국내 완성차 시장에는 먹구름이 가득하다. 반도체 수급난 장기화에다 코로나19 감염자 속출로 공장 휴업이 이어지면서 완성차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형국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25일 발표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판매 현황을 조사결과’에 따르면 올해 1~4월 글로벌 자동차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2.4% 증가하며 V자로 반등하고 있다. 세계 3대 시장인 중국의 판매량은 52.3% 증가했고, 미국과 유럽 역시 각각 29.1%, 23.1% 늘어났다.

하지만 글로벌 수요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국내 완성차 업계는 좀처럼 기지개를 켜지 못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상황이 악화하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감염자 속출로 공장이 휴업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어서다.

현대자동차는 아시아·중동 지역에 판매되는 차량을 연간 68만대 생산하는 인도의 타밀 나두주(州) 공장 가동을 이날부터 5일간 잠정 중단키로 했다. 현지 공장에서 근로자 2명이 코로나19 확진으로 쓰러지자 방역 차원에서 내린 조치다.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현대자동차가 지난 18일 투싼과 수소전기차 넥쏘를 생산하는 5공장 2라인과 아반떼와 베뉴를 생산하는 3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연합뉴스

현대차는 반도체 부족 여파로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국내 아산공장의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지난 17~18일에는 투싼과 수소전기차 넥쏘를 생산하는 울산 5공장 2라인을, 18일에는 아반떼와 베뉴를 생산하는 울산 3공장의 문을 닫았다. 지난달 7~14일에는 코나와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를 생산하는 울산 1공장의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기아 역시 오는 27~28일 반도체 부족으로 미국 조지아 공장의 가동을 중단한다. 지난 4월 이틀간 중단한 데 이어 두 번째 휴업이다. 조지아 공장은 북미 전략 차종인 텔루라이드와 쏘렌토, K5 등을 생산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그나마 버팀목이던 수요마저 꺼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협회 측은 “다음 달 자동차 개별소비세 30% 감면이 종료되고, 하이브리드차 취득세·개소세 감면이 올해 말 종료되는 등 내수 지원책이 잇따라 축소될 예정”이라며 하반기 자동차 수요 위축을 우려했다.

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