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는 것마다 사용 대상이 아니래요.” “삼각김밥이나 햄치즈샌드위치는 왜 안 되나요?” “생수도 안 된다니!”
서울시교육청이 시행하는 ‘희망급식 바우처 지원사업’을 둘러싸고 불만이 높다. 코로나19로 학교에 가지 못하는 학생들이 끼니를 거르지 않도록 학생 1명당 10만원의 바우처를 제로페이 모바일상품권으로 지급해 편의점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사업이다.
문제는 구매 가능한 상품이 10개 품목으로 한정돼 있어 편의점마다 상품이 빨리 동나는 데다 구입 가능한 상품을 선정한 기준도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학부모와 학생들 사이에서는 “취지는 좋지만 전형적인 탁상행정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살 수 있는 상품이나 사용처를 늘려줬으면 좋겠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바우처로 살 수 있는 식품은 도시락, 제철 과일, 흰 우유, 두유, 야채샌드위치, 과채주스, 샐러드, 떠먹는 요구르트, 훈제 달걀, 김밥(삼각김밥 제외) 등으로 제한적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식품영양학과 교수 등으로 이뤄진 학교급식자문위원회 심의를 거쳐 구입 가능 상품을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급식 대용인 만큼 일정 수준의 영양가를 갖춘 상품만 살 수 있게 했다는 것이다. 영양가를 고려했다는 설명에는 고개가 끄덕여지지만, 여전히 여러 의문이 남는다.
‘생수는 왜 살 수 없을까? 제철 과일이 아닌 과일은 왜 안 될까? 햄치즈샌드위치는 야채샌드위치가 아니라 살 수 없나? 왜 떠먹는 요구르트가 아닌 마시는 요구르트는 안 되는 걸까?’
국민일보는 궁금증을 풀기 위해 서울시교육청 관계자의 답변을 들어봤다. 아래는 일문일답이다.
-생수를 살 수 없게 한 이유는.
“바우처의 목적은 원격수업 중에 음식물을 사와 집에서 먹을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집에는 물이 다 있을 것으로 생각해서 일단 생수를 제외했다.”
-왜 제철 과일만 살 수 있나.
“(제철 과일이란 말은) 냉동 과일을 제외하고자 하는 표현이었다. 현재 다양한 요구가 있어 (다양한) 과일로 확대하고자 검토하고 있다.”
-샌드위치는 야채샌드위치로 제한했는데, 야채샌드위치의 기준이 무엇인가.
“야채가 일부라도 들어가 있으면 야채샌드위치로 분류한다. 야채가 전혀 없는 샌드위치는 바우처로 구매할 수 없다. 학생들의 야채 섭취가 부족하다는 의견을 반영했다.”
-떠먹는 요구르트가 아닌 마시는 형태의 요구르트는 왜 제외됐는가.
“당분이 많이 들어간 액상형의 요구르트와 구별하기 위해서 구분했다. 이 부분에 대한 의견을 검토 중이다.”
-삼각김밥이 제외된 이유는.
“밥의 양과 비교해서 반찬의 양이 적어 제외했다.”
-‘과채주스’를 살 수 있게 했는데, 과채주스 기준은 무엇인가.
“포장지에 과채주스라고 명기된 주스를 말한다. 과채음료와 비교하기 위한 표현이다.”(과채주스는 과채음료보다 과즙의 비율이 더 높다.)
-훈제계란이 아닌 삶은계란을 뺀 이유는 무엇인가.
“훈제계란은 익혀서 나온 제품으로 즉석에서 바로 먹을 수 있는 계란을 지칭한 것이다. 이런 선정 기준도 역시 폭넓게 열어주기 위해서 검토하고 있다.”
-흰 우유가 아닌 첨가 우유(초코우유, 딸기우유 등)는 왜 제외됐나.
“학교급식 기본방향에 의거해 학교급식 우유 대상은 백색 우유로 한정하고 있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