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 “대만해협 내용은 원칙적 수준… 中과 소통하고 있다”

입력 2021-05-25 04:08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도중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청와대는 24일 중국 외교부가 “대만 문제를 두고 불장난하지 말아야 한다”며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을 비판한 것과 관련해 “중국도 한국이 처한 입장을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이 거친 표현을 사용하며 공식적으로는 한국을 비판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를 전후해 우리 정부가 중국과 지속적으로 소통해 왔기에 내부적으론 한국 정부를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미 양국은 21일(현지시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문 대통령은 대만 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를 두고 중국을 자극할 의도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대만해협 관련 내용이 최초로 한·미 공동성명에 포함됐지만 양안 관계의 특수성을 감안하며 역내 정세 안정이 우리에게도 중요하다는 기본 입장을 일반적이고 원칙적인 수준에서 포함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의 입장은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가 조화롭게 발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한·미 공동성명에도 이런 입장이 반영됐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미국도 우리 정부의 입장을 수용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미국 측은 한·중 관계가 복잡하다는 걸 이해한다는 입장을 표명해 왔다. 이번 성명에서도 미국은 복합적 관계를 이해하는 태도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미·일 정상회담 공동성명과 달리 ‘중국’을 명시하지 않은 것이 미국의 배려라는 것이다. 한·미 정상회담을 전후해 외교부가 이런 정부의 노력을 중국에 전달했고, 그 결과 중국의 비판 수위가 미·일 정상회담에 비해 낮아졌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청와대는 한·미 정상회담 후일담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 걸린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그림을 문 대통령에게 소개하며 “루스벨트 기념관을 찾아주고 한국판 뉴딜 정책을 추진해 감사하다”고 했다. 또 “문 대통령이 나와 같은 가치관과 생각을 갖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고 했다.

백악관 측은 바이든 대통령이 문 대통령의 진솔한 모습이 ‘매우 인상적(really impressive)’이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2015년 10월 방한해 진관사를 방문했을 당시 사진을 전달했고, 바이든 여사는 매우 기뻐했다고 한다.

한편 문 대통령은 26일 청와대에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등 여야 5당 대표 초청 오찬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