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수 “검찰총장은 일선 검사들 수사에 바람막이 돼야”

입력 2021-05-25 04:04
24일 청문회 준비를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으로 출근하는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 연합뉴스

김오수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가 “검찰은 정치적 중립을 바탕으로 성역 없이 공정하게 수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검찰총장의 역할에 대해서는 “일선 검사들이 원칙대로 수사하도록 방파제와 바람막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는 26일 열릴 청문회에서는 김 후보자의 정치적 중립성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김 후보자는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제출한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검찰 수사의 정치적 중립과 공정성을 강조했다. 검찰총장의 정치적 중립에 대해서는 “일선 검사들이 외압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여건을 조성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월성 원전 1호기 조기폐쇄 의혹 등에 대해 조속한 수사를 지시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도 ‘정치적 중립성’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이어 “(정권 관련) 수사가 공정하게 이뤄지도록 지휘 감독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문무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살아있는 권력 수사를 철저히 했는지에 대해 “검찰은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해왔다”고 답했다.

김 후보자는 더불어민주당 강경파가 추진 중인 중대범죄수사청 신설 등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대해서는 “수사권 조정 및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새 제도 안착이 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검수완박 추진에 사실상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는 대검과 법무부의 관계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지난해 벌어졌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갈등 국면에 대해 “매우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법무부와 검찰이 국민을 위해 서로 존중하고 긴밀히 소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자는 검찰 조직 안정화에 대한 의지도 밝혔다. 그는 “조직 내부에 반목과 편가르기 등 불신이 있다는 지적이 있다”며 “조직 내외부와 적극 소통하겠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윤 전 총장 재임 당시 중단된 검찰총장-서울중앙지검장 주례회동에 대해 “필요성 여부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검찰 인사에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유임 여부와 맞물려 주목되는 대목이다. 앞서 이 지검장은 이른바 ‘검 언 유착’ 의혹 수사를 놓고 대검에 독립적 수사 지위를 요청하며 충돌했다. 이후 추 전 장관이 윤 전 총장을 배제하는 내용의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법무부와 대검의 갈등이 격화됐었다. 김 후보자는 수사외압 의혹으로 기소된 이 지검장에 대해 징계청구 의향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말씀드리기 어렵다. 총장으로 임명된다면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아꼈다. 김 후보자는 앞서 출국금지 사실을 보고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 서면 조사를 받은 바 있다. 김 후보자는 피의자가 검찰총장이 되는 것이 적절한지 묻는 질문에는 “현행 법상 고소 고발만 되면 어느 누구라도 피의자로 호칭되고 있다”고 밝혔다.

나성원 허경구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