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사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에서 과거 방한 경험 등 한국과의 인연을 강조함으로써 굳건한 한·미동맹을 과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1998년에 미 상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 2001년에는 외교위원장, 2013년에는 부통령으로 총 세 차례 우리나라를 공식 방문했다.
2001년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난 바이든 대통령은 즉석에서 넥타이를 바꿔 맨 일화를 남겼다. 자서전에서 존경하는 사람으로 김 전 대통령을 꼽는가 하면 김 전 대통령의 대북정책인 햇볕정책을 지지하기도 했다.
2013년에는 손녀까지 대동해 판문점 인근 공동경비구역(JSA)을 둘러봤다. 김 전 대통령과 북한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문재인 대통령과 회담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한·미 양국의 진보계열 정당 출신 정상이 만나는 것은 김 전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2000년 마지막 회담을 가진 이후 20여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행정부와 가치, 원칙 등에서 우리 정부와 유사한 점이 많다. 코드가 맞는 점들이 있다”고 기대를 표했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문 대통령을 어떤 호칭으로 부를지도 관심사다. 미·일 정상회담에서 그는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를 ‘요시’라는 애칭으로 불렀다. 이에 스가 총리도 바이든 대통령의 성이 아닌 이름(조)을 불렀다.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북한 인권 질문이 나올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담 때처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나란히 선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북한 인권을 문제 삼은 장면이 재연될 우려 때문이다. 한 외교소식통은 20일 “바이든 대통령이 북한 인권 등을 언급하면 북·미 대화는 물 건너가는 것”이라고 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