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올랐나… 거침없던 세종 집값 81주 만에 하락

입력 2021-05-21 04:07
전국 집값은 여전히 서울 강남 일대 재건축 단지가 주도하는 가운데 세종 집값이 하락 전환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잠원동과 서초동 일대의 모습. 연합뉴스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81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국회 세종 이전이 논의되면서 전국에서 가장 가파르게 집값이 올랐던 지난해와는 딴판이다. 공시가가 급격히 오르고 상승 피로감이 반영되는 등 집값 급등에 따른 부작용으로 한동안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다.

20일 한국부동산원 5월 셋째주(17일 기준)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세종 아파트 매매가격은 -0.10%로 81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지난해 누적 상승률이 10.05%로 전국 최대인 세종 집값은 4월 마지막 주 0.07%로 상승 폭이 크게 줄더니 이어 0.05%, 0.01%로 상승 폭을 가파르게 줄여왔다.

세종은 이미 매수심리도 떨어진 상태다. KB부동산 월간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세종의 매수우위지수는 전국에서 가장 낮은 39.3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세종 이전론’을 언급해 집값이 치솟고 매물이 자취를 감췄던 지난해 6월에는 164.3, 7월 129.6, 8월 167.9로 전국 최고였다.

심교언 건국대 경영대학 부동산학과 교수는 “추세적 하락 전환으로 보긴 어렵고 집값이 고점에서 조정이 일어나는 상황”이라며 “집값을 크게 떨어뜨리지는 않는 상황에서 수개월 이상 조정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시장에선 금리 인상 등의 이유로 ‘집값이 상투만큼 올랐다’는 위기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세종은 집값이 가장 가파르게 오른 만큼 이로 인한 우려도 크다. 또 공동주택 공시가격 인상률도 전국에서 가장 높은 70.68%를 기록하다 보니 보유세 인상 여파도 거세다. 최근에는 공무원들이 ‘세종시 특공’을 이용해 사실상 투기를 저질렀다는 의혹도 불거지고 있어 시장이 과열되지는 않으리라 보고 있다.

전국(0.23%)과 수도권(0.27%)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 폭은 전주 수준을 유지했다. 서울은 0.10%로 전주(0.09%)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노원구(0.21%) 서초구(0.20%) 송파구(0.16%) 강남구(0.13%) 등 재건축 규제 완화 수혜지역이 여전히 집값 상승 폭을 주도하는 가운데 도봉구(0.13%)도 집값 과열에 가세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