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소비자 기만한 햄버거 프랜차이즈 무료배달 꼼수

입력 2021-05-21 04:05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배달 애플리케이션으로 일정 금액 이상 주문할 때 배달비가 무료라고 내세우지만 이미 제품 가격에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햄버거를 배달 앱으로 주문하면 같은 제품이라도 매장보다 더 가격이 비싸다. 사실상 소비자 기만 행위다. 19일 한국소비자원의 조사 결과 롯데리아, 맥도날드, 버거킹, KFC 등 주요 4개 햄버거 프랜차이즈의 모든 제품이 매장 가격에 비해 배달 가격이 비쌌다. 예를 들어 롯데리아 불고기버거세트의 배달가는 7000원으로 매장가 5900원보다 1100원을, 버거킹 리얼와퍼세트는 1200원을 더 내야 한다. 메뉴를 많이 주문할수록 가격 차이가 커져 소비자가 피해를 보는 구조라는 것도 분통터지게 한다.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소비자를 속여서까지 이익을 내선 안 된다.

더 큰 문제는 프랜차이즈들이 이런 사실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버거킹, KFC는 자사 홈페이지에서만 배달과 매장 가격이 다를 수 있음을 알리고 있다. 4개 업체 모두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 주요 배달 플랫폼에 이 같은 정보를 공지하지 않았다. 대개 배달 앱을 통해 주문하는 만큼 이제라도 주문 및 결제 과정에서 주요 거래조건을 명확하게 알려야 할 것이다.

소비자단체에 따르면 햄버거뿐 아니라 상당수 일반 음식점이 배달 앱으로 주문할 때 식당가보다 음식값을 더 비싸게 받고 있다. 매장에선 할인되는 품목이 배달 주문 때는 할인 적용이 안 되는 경우도 있다. 식당가와 배달가의 차이가 난다는 지적에 아예 매장 가격을 올려버리기도 한다니 소비자를 봉으로 아는 태도다. 이는 전체 외식 물가 인상으로 이어지는 것이라 우려스럽다. 코로나19로 비대면이 늘면서 배달 앱을 이용한 음식 주문은 소비자의 일상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무료배달이라는 꼼수를 쓴 햄버거 프랜차이즈는 비난받아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