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제조업체와 건설업체의 풍향계가 따로 돌고 있다. 제조·수출 업체는 기지개를 켜는 반면, 건설업체들은 불황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해 코로나19 충격파가 업종별로 엇갈리는 추세다.
20일 한국산업단지공단 ‘주요 국가산단 산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5월 70.4%까지 하락한 국내 국가산단 가동률이 2020년 하반기에 이어 올해 들어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광주 첨단 산단의 경우 지난 2월 78.1%에서 3월 86.6%로 8.5%포인트 증가했다.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등 가전제품 공장 가동률이 호조를 보인 데 따른 것이다. 이로 인해 첨단 산단 입주업체 생산액은 지난해 4분의 4분기 1조3815억원에서 올해 4분의 1분기 1조6750억 원으로 21.2% 증가했다.
수출증가도 뚜렷하다. 한국무역협회 광주전남지역본부는 최근 공개한 ’지역 수출·입 동향’ 자료에서 지난 4월 광주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5% 증가한 14억7000만 달러로 4개월 연속 상승했다고 밝혔다. 자동차와 냉장고, 반도체 등 지역 주력 품목의 수출이 두드러졌다.
지난달 자동차 부품 수출이 무려 525% 늘어난 것을 비롯해 냉장고 104%, 에어컨 103% 증가했다. 기아차 광주공장을 주축으로 한 자동차 수출은 91.3% 늘었다. 미국과 유럽연합 등의 경기부양책에다 소비심리 회복으로 자동차·가전 분야 구매 수요가 크게 확대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광주 건설업계는 여전히 긴 겨울잠을 자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2년째 코로나19의 높은 파고를 넘지 못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국회에 제출한 ‘지역별 건설공사 수주 현황’을 보면 건설업계 불황은 심각하다.
지난해 광주지역 건설공사는 전국 17개 특별·광역단체 중 수주건수 기준 15위, 금액기준 13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2020년 광주지역에서 발주한 총 건설공사는 2661건으로 지역 건설사는 이 중 1623건을 수주하는 데 그쳤다. 총 공사금액은 4조9710억 원 가운데 광주 건설사 수주액은 1조307억 원 밖에 되지 않았다.
올해도 사정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호남지방통계청은 지난 1월 광주 건설사 수주액이 2383억 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37.1%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전체 국내 건설공사 수주액 1조1712억원의 불과 2.1%를 차지한 수준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업종별 현황을 구체적으로 점검해 지역경제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도록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