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학교 건학이념 수호 위해 사학법인 뭉쳤다

입력 2021-05-21 03:01
신동아학원 이사장인 홍정길(남서울교회) 원로목사가 20일 서울 몬드리안호텔에서 열린 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 창립 감사예배에서 말씀을 전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기독교학교의 존립과 발전을 위한 기독교사립학교 법인 연합체가 공식 출범했다. 기독교학교는 국회에서 추진 중인 사립학교법(사학법) 개정 등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는 20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호텔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초대 이사장에 한동대학교 이사장인 이재훈(온누리교회·사진) 목사를 선출했다.


이날 채택된 정관 제1조에는 미션네트워크에 대해 “기독교 건학이념 구현을 위해 설립된 학교법인 연합기구”라며 “기독교 사학의 특수성과 자주성을 확립하고 공공성을 높여 기독교학교의 발전과 진흥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는 백서발간, 학술세미나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사진은 이 이사장을 포함해 10명의 이사로 구성됐다. 수원중앙침례교회 고명진(예닮학원) 영락교회 김운성(영락학원·대광학원·보성학원) 꽃동산교회 김종준(꽃동산학원) 오륜교회 김은호(영훈학원) 원천침례교회 김요셉(중앙학원) 우리성문교회 정길진(진선학원) 인천제일교회 손신철(제일학원) 목사와 숭실대 이사장인 박광준 비버리힐 대표 등이다. 장로회신학대 박상진 교수는 상임 이사다.

박 교수는 창립기념 세미나에서 ‘기독교 사학의 정체성 위기와 극복 방안’을 주제로 발표하며 “정부의 ‘사학 공영화 정책’이 기독교 사학의 존립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교육부가 발표한 우리나라 사립학교 비중을 보면 대학교는 86.5%,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각각 19.6%, 39.9%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 교육에서 사립학교의 비중이 크다 보니 국가는 공교육 체제에 사립학교까지 넣었다”며 “기독교 사학을 포함한 사립학교도 ‘준공립학교’가 된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공교육 시스템 안에서 기독교학교를 비롯한 종교계 학교는 신앙은 가르치지 못하고 종교학만 가르치게 됐다”고 전했다.

위기 극복을 위한 대안도 제시했다. 박 교수는 “기독교사학 재건 의지를 상징적으로 천명한 뒤 기독교사학 존립과 발전을 위한 대안을 연구하고 신뢰 회복에도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기독교 사학 유관기관과의 협력,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공감대 형성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참석자들은 미션네트워크 출범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 사무총장인 변창배 목사는 “한국교회의 양 날개는 병원과 학교”라며 “모든 교단과 한국교회가 협력해서 기독교학교가 발전하는 데 함께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열린 창립 감사 예배에선 신동아학원 이사장인 홍정길(남서울교회) 원로목사가 ‘포기하지 말라’(갈 6:9)는 제목으로 “최근 기독교 사학은 하나님 은혜가 없어 탄압받고 있다”며 “낙심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선을 행해야 할 때”라고 말씀을 전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