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사사건건 따지며 대들던 ‘항의 조’ 남친 따라 간 교회에서 변화 싹터

입력 2021-05-24 03:08

11살 차이인 남동생이 태어나기 전에는 부모님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살았다. 그 버릇으로 대학생 때는 피자집, 레스토랑, 카페, 백화점 등의 알바로 100켤레가 넘는 신발이 신발장을 가득 채웠고 옷은 둘 곳이 없어 쌓아놓았다. 성격도 세고 까칠해 다른 사람과 갈등이 생기면 끝까지 싸워 사과나 보상을 받았다. 언젠가 사장님이 직원들에게 기본급에 더해 인센티브를 주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아 직원들 사기와 약속의 문제라며 강력히 요구해 결국 받아냈다. 이 일로 동료들은 나를 ‘항의 조’라고 불렀고 무슨 문제만 생기면 내게 부탁했다. 남자와의 관계도 내 뜻대로 되지 않으면 ‘남자가 너 하나냐? 세상에 반이 남자다’ 하며 미련 없이 끝냈다.

그러다 능력과 유머가 있고 생일이나 기념일 등엔 명품 선물을 하고 내가 원하는 대로 해주는 남자를 만났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교회에 다녔고 그를 따라 한마음교회에 갔다. 처음 간 교회의 예배 시간에 성도들이 강대상에 올라가 간증하고, 감추고 싶은 과거도 솔직하게 오픈하는 모습에 큰 충격을 받았다. ‘여기에 무언가 있구나.’ 나도 저들처럼 변화되리라는 기대로 매주 교회를 오가며 작은교회도 열심히 참석했다. 어느 날 일꾼 언니가 ‘미혜, 너는 예수님을 어떻게 믿어’ 했다. 아무 대답도 못하자 언니는 ‘나는 눈앞에 명품백이 있어도 그게 뭔지 모른다’며 부활도 이처럼 들어서 알 수는 있지만 쉽게 믿을 수는 없는 것이라고 했다. ‘맞아. 나는 부활을 믿는 게 아니라 아는 거였어.’ 지금까지의 내 믿음의 실상이 정확히 보였다. 마치 명품인줄 착각하고 짝퉁을 들고 폼 잡고 있는 것과 같은 내 모습에 얼굴이 화끈거렸다.

4복음서를 집중해서 읽다가 예수님 곁에서 많은 기적과 표적을 보고 죽어도 배신하지 않겠다던 제자들이 막상 자신의 죽음 앞에 두려워 도망가는 모습이 나와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후의 모습, 특히 베드로의 변한 모습은 너무나 달라 가슴이 철렁했다. ‘예수님, 어디 계세요. 저도 만나주세요.’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할 때 땀방울이 피방울이 되도록 기도하시고 십자가에 처참히 달린 나와 똑같은 사람인 예수님이 죽었다가 삼일 만에 살아나 제자들에게 만져보라고 손을 내미는 장면이 보였다. ‘아, 부활은 진짜구나.’ 그때 예수님께서 ‘미혜야, 어찌하여 네가 나를 알지 못하느냐. 내가 너를 너무 사랑하여 죽고 부활했다. 이젠 믿겠느냐’ 하시는 것 같아 쏟아지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동안 예수님을 무시하고 고개를 빳빳이 들고 사사건건 따지며 나는 예수님을 죽이지도, 죽일 만큼 죄를 짓지도 않았다고 대들었던 모습이 비춰지자 통곡이 나왔다. ‘하나님, 저 어떻게 해요. 정말 어떻게 해요. 하나님을 배신한 것도 모자라 부활하신 예수님까지 믿지 않았어요. 세상의 끈만 잡고 내가 주인 돼 살았어요. 용서해 주세요.’ 마음 중심으로 고백했다.

오랜 시간 나를 기다려주신 그 사랑에 날마다 감격하며 만나는 사람마다 예수님의 사랑을 쏟아붓기 시작했다. 쇼핑몰을 운영하며 물건을 배송할 때는 꼭 예쁘게 쓴 손 카드와 함께 전도지를 넣어 보낸다. 가끔씩 물건은 예쁘고 좋은데 전도지를 넣어 좋지 않다는 구매평도 올라오지만 언젠가 하나님께서 역사하시리라는 믿음에 멈출 수 없다. 우리 몸의 각 지체가 다른 지체를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오늘도 하늘가족 공동체와 함께 주님이 주신 사명을 위해 달려갈 것이다.

조미혜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