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환영 속에 예루살렘에 입성한 예수는 왜 일주일 만에 처형당했을까. 기발한 상상력과 설득력 있는 가설로 당대 예수 처형을 둘러싼 역사, 정치, 사회 현실을 히스토리컬 픽션으로 풀어냈다. 저항단체 지도자 유다, 엘르아살과 그의 아버지 대제사장 가야바, 로마 총독 빌라도와 갈렙은 허구의 인물 ‘밀정’으로 등장한다. 이들은 각각 자신의 욕망을 위해 예수를 두고 환영과 처형 사이에서 갈등하며 서로를 이용하고 때로는 적절히 배신하며 긴장감을 연출한다.
메리 하딘 베일러 대학의 기독교학 조교수이자 풀러 신학교에서 신약 성서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 애덤 윈은 복음서와 기독론, 특히 1세기 당시의 정치적 상황 등에 많은 관심을 두고 연구한 신약학자다. 예수의 죽음을 둘러싼 역사적 현실이 복음서에 기록된 것보다 더 복잡하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그는 유대인들의 심리를 적나라하게 파헤치며 복음서의 수난 서사 기저에 있을 법한 이야기를 비공식 서사로 풀어냈다. 상상력으로 복원해 낸 메시아 예수의 죽음은 복음서의 역사 서술에 빠져있는 여백을 메워주고 십자가 사건에 대한 성경의 신학적 의미를 더 넓게 확장시켜준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