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절반 접종 예약… “성남·순천 사례가 백신 효과 입증”

입력 2021-05-20 04:04
1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예방접종센터에서 코로나19 예방접종을 마친 시민들이 관찰구역에 앉아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만 60~74세 고령층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사전예약률이 꾸준히 올라 50%를 눈앞에 뒀다. 정부는 백신 효과 사례를 통해 접종을 독려하는 동시에 방역 긴장을 유지해줄 것을 당부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19일 0시 기준 만 60~74세 우선접종 대상자의 49.5%인 451만3416명이 접종 사전예약을 했다고 이날 밝혔다. 연령대별로는 지난 6일 가장 먼저 예약을 시작한 만 70~74세의 예약률이 62.4%로 가장 높았다. 그보다 각각 나흘과 이레 뒤 시작한 만 65~69세와 만 60~64세에선 각각 54.7%, 38.8%가 예약을 했다.

정부는 백신을 한 번 맞는 것만으로도 일정 수준의 항체가 생긴다며 동참을 호소했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코로나19로부터 스스로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백신”이라며 “아스트라제네카나 화이자 백신을 1회 접종한 이들의 96% 정도가 항체를 생성했다는 영국의 연구 결과가 증거”라고 밝혔다.

접종 효과가 드러난 사례도 함께 언급됐다. 지난 8일 이후 환자와 간병인, 간호사 등 11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경기도 성남의 요양병원에서는 확진자 전원이 미접종자로 드러났다. 순천에서는 지난 10일 일가족 7명 중 6명이 확진됐는데, 화이자 백신 2차 접종까지 마친 가족 내 최고령자 A씨만 바이러스를 피해갔다.

권 차장은 “백신이 많은 어르신을 감염 위험에서 보호했다”며 “우리나라 만 70세 이상 확진자의 사망률이 10%를 넘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물량 수급 불균형으로 중단됐던 만 75세 이상의 1차 접종을 오는 22일부터 재개할 계획이다.

국내 유행은 증감을 거듭하며 최근의 보합세를 이어갔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보다 654명 늘어 누적 13만3471명이 됐다. 최근 1주의 일 평균 국내 발생 환자는 627.7명으로 집계됐다. 수도권에 국한하면 전주 대비 43.2명 늘었다. 또 최근 2주간 보고된 신규 확진 사례의 46.4%는 선행 확진자 접촉을 통해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절반에 가까운 확진자가 가족, 지인, 낯선 이와의 접촉으로 감염된 것이다.

다행히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등을 맞아 증가했던 이동량은 큰 폭으로 줄었다. 중앙사고수습본부가 파악한 지난 15~16일의 수도권 휴대전화 이동량은 3045만건으로 직전 주말 대비 13.5% 적었다. 비수도권 이동량은 3082만건으로 같은 기간 22.1% 줄었다.

정부는 유행이 적절히 통제되고 있다며 현재의 확진자 수준을 다음 달 말까지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변이 바이러스와 함께 방역 일탈을 지목했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날씨가 좋아지고 방역 긴장도도 떨어지고 있다”며 “지역사회에 잠복된 감염이 활성화돼 임계치를 넘기면 (확진자 수가) 급격히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지난 12일부터 이날까지 34명의 누적 확진자가 나온 수도권 지인·가족모임 관련 집단감염은 지인 4명의 골프 모임에서 시작됐다. 충남 태안에서 있었던 모임 이후 참석자의 가족과 직장 동료 등에게로 바이러스가 번진 것이다. 인천에서는 가족 내 감염이 학교로 번져 지난 12일 이후 16명이 확진됐다. 서울 강남구의 실내체육시설, 경기도 부천의 모델하우스 관련 새 집단감염도 보고됐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