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모임 ‘더민초’의 운영위원장인 고영인(사진) 의원은 “4·7 재보궐선거 참패 뒤에도 ‘그럴 수도 있지’라는 안이한 시각이 당내에 남아 있다”며 당의 분발을 촉구했다. 당내 개혁 강경파를 향해선 “지금은 민생에 집중할 때”라며 “개혁이 요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고 의원은 지난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180석 줬다고 오만하지 말라는 말을 지역구민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다”며 “당 쇄신 없이는 다음 대선에서 필패”라고 경고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더민초의 장관 후보자 최소 1명 부적격 처리 요구 뒤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낙마했다. 소회는.
“더민초 의견만 반영된 건 아니라고 본다. 다만 민심을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는 이들이 의원들인 만큼 계속해서 당을 통해 청와대에 민심을 전하겠다.”
-재보선 패배 이후 당 위기가 시작됐다. 미리 막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가.
“위기 감지능력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 청년층 이탈 등 징조는 많이 보였지만 젊은층이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치부했다. 선거 참패로 이어졌는데 일부 의원은 아직도 선거에서는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다, 다음에 이기면 된다고 한다. 이대로는 당이 매우 위험한 상태고 대선에서도 필패할 수밖에 없다.”
-여태 초선의원들은 왜 가만히 있었나.
“당이 단합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의식이 강했다. 초선의원이 108명이었던 과거 열린우리당 시절 당이 시끄럽고 분열하는 측면이 있었다는 선배들 말을 듣고 초선의원들이 자기검열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재보선 결과를 보니 침묵은 바람직한 게 아니었다.”
-민생이 우선인가 개혁이 우선인가. 강경파들은 개혁을 우선시한다.
“집토끼를 잡은 뒤 산토끼를 잡아야 한다는 전략은 우리가 상대보다 우위에 있을 때 쓰는 것이다. 대선이 1년도 안 남았고, 떠난 민심은 하루 이틀 만에 돌아오지 않는다. 지금은 민생에 집중할 시기다. 개혁은 요란하게 전면에 내세우지 말고 실질적으로 해야 한다.”
-내년 대선의 시대정신은 무엇인가.
“평등도 중요하지만 먼저 절차적 공정이라도 정확히 지키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정부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도 손봐야 하나.
“비정규직 비율을 줄이는 노력은 중요하지만, 청년층의 문제 제기가 있었기 때문에 고민이 필요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문자폭탄 자제를 당부했다. 효과가 있었나.
“(웃다가 잠시 망설인 뒤) 효과가 있었다고 본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