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문은 베드로를 초청한 고넬료가 주인공입니다. 고넬료는 경건한 사람으로 구제를 많이 했고 늘 기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고넬료가 기도를 통해 간절히 구한 것은 은도 금도 명예도 아니었습니다. 그가 원한 건 살아있는 하나님의 말씀, 생명의 말씀이었습니다. 베드로를 영접한 고넬료의 모습에서 우리는 말씀을 대하는 고넬료의 태도를 먼저 봅니다.
고넬료는 집안의 모든 사람을 불러 모아놓고 하나님의 말씀을 겸손히 듣고자 베드로를 모셔왔습니다. 누가 은혜를 받고 누가 성령을 받습니까. 말씀을 간절히 사모하는 사람이 받습니다. 하나님은 사모하는 심령을 만족시켜 주시는 분입니다. 구하고 찾는 이들에게 주시는 분입니다. 오순절 마가의 다락방에 모인 성도들이 큰 은혜를 체험한 것도 그들이 수일 동안 모여 찬송하고 오로지 기도에 힘쓰며 간절한 마음으로 성령님을 사모하고 은혜받기를 준비했기 때문입니다.
고넬료의 사람을 대하는 태도 역시 주목해야 합니다. 고넬료는 베드로의 발 앞에 엎드려 절했습니다. 고넬료는 로마제국의 장교였습니다. 두려울 것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로마 식민지 나라의 일개 촌부의 발 앞에 엎드려 절하면서 베드로를 맞았습니다. 고넬료는 베드로를 촌티 나는 어부나 무식쟁이, 식민지 노예로 보지 않고 하나님의 사자로 맞이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보낸 사람인지 아닌지가 중요했지, 로마사람인지 아닌지 등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고넬료가 이방인으로서는 최초로 세례를 받는 축복을 입은 이유입니다.
말씀을 전하는 베드로의 태도도 간과해선 안 됩니다. 베드로는 고넬료를 일으켜 세우며 ‘일어나십시오. 나도 사람일 뿐입니다’라고 말합니다. 간혹 주의 종 가운데 자신을 하나님처럼 높이고 스스로 권위를 내세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참으로 어리석은 것입니다. 권위는 스스로 세우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다만 예수님을 태우고 있는 나귀 새끼인 줄 알아야 합니다. 사람들이 예수님을 태운 나귀 새끼가 지나가는 길에 자신의 겉옷을 펴서 깔고 엎드려 절하는 것인데, 그걸 마치 자기에게 한 줄로 착각하면 참으로 곤란합니다. 사람들이 자신을 존대하고 존경한다면 그건 본인의 능력이나 신분 때문이 아니라 등에 태우고 모시고 가고 있는 예수 그리스도인 줄을 알아야 합니다.
영적 지도자는 존중받아야 하지만 숭배를 받으면 안 됩니다. 존중은 하나님의 권위를 귀히 여기는 것이지만, 숭배는 그의 잘못까지 눈감고 무조건 절대적으로 따르는 것입니다. 이것은 모두를 몰락시키는 또 다른 타락으로 귀결됩니다. 때때로 사람들이 높은 자리에 오르거나 돈이 많아지면 처음엔 ‘나도 사람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조금 지나 권력과 돈의 힘을 경험하기 시작하면 자신을 조금 다르거나 특별한 존재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점점 어떤 자리에서 자기를 알아주지 않거나 특별대우를 받지 않으면 마음이 상해 화를 냅니다. 그때부터 망가지기 시작합니다. 교만의 습성이 거머리처럼 달라붙었기 때문입니다. 매우 위험합니다. 이런 교만을 떨쳐내도록 우리는 몸부림치며 회개해야 합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하나님의 말씀을 사모하고 그 말씀을 듣기를 갈망합시다. 그리고 주님의 말씀을 전하는 사람뿐 아니라 서로를 귀히 여기고 존중합시다. 하나님 말씀에 철저히 순종합시다. 그 속에 우리의 살길이 있습니다.
백상욱 요한서울교회 목사
◇요한서울교회는 사람을 살리고 세상을 섬기는 교회입니다. 일본 선교를 중시하며 제자훈련을 통해 한국교회 부흥 모델이 되길 꿈꿉니다. 백상욱 목사는 연세대와 장로회신학대에서 수학하고 온누리교회를 거쳐 2015년부터 요한서울교회에서 시무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