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겐 과분한 상입니다. 하나님 영광이 가려질까 두렵네요. 더욱 열심히 농(聾)선교, 사역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서울 송파구 주성농인교회 박용숙(사진) 목사는 20일 국민일보 주최 ‘2021 국민미션어워드’를 수상한 뒤 “감사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목사의 농인 돌봄과 선교 이야기는 2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교계와 문화계에서 화가이자 서예가, 무용가, 복음가수 등 문화예술인으로 활동하다 ‘농인 세계’를 알게 됐다.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서예전시회에 농인들이 찾아와 도움을 요청했다.
“농인들의 딱한 사연을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사연을 듣다 눈물을 ‘줄줄’ 흘렸어요.”
이후 그는 농인을 위한 삶을 살기로 했다. 수화통역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텔레비전, 세미나 등에서 수화 통역과 강의를 맡고 있다.
힘든 일이 적지 않았다. 몸이 아플 때는 온몸으로 수화로 표현하는 것이 고통스러웠다. 어려운 농인의 생활을 챙겨주는 일도 그의 몫이다. 법률·의료·행정·가사 등의 상담이 끊이지 않는다. 그는 하루에도 여러 차례 농인의 도움 요청 문자메시지를 받고 해결책을 찾는다.
그가 담임하는 주성농인교회에는 이런 입소문을 듣고 농인이 찾아온다. 2006년 독일 월드컵 기간에는 김병택 서울비전농아교회 목사와 농인을 이끌고 독일을 방문해 선진 농교육을 전수받고 월드컵의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농인 목회자의 ‘입’을 대변하는 일도 그의 사역 중 하나다. 서울시농아교회연합회장을 맡아 농교회연합과 일치, 구제사역에 나섰다. 예술에 소질이 있는 농인을 교육해 농인찬양단을 만들었다. 필리핀에 농인 선교사 2명을 파송하기도 했다. 태국의 선교 전초기지인 메짠센터 이사로 활동하면서 카렌족 등 소수민족 복음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런 열매는 건축회사에 다니는 박 목사의 남편 이완복씨(케이지에스테크 대표)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씨는 수입의 절반 이상을 박 목사 사역에 후원한다.
그의 예명 ‘우슬초’는 성경의 시편과 출애굽기, 민수기 등에 나오는 박하 향기가 나는 풀로, ‘성스럽다, 정결하다’는 뜻을 갖고 있다.
“제 그림과 찬양, 춤, 수화통역 달란트가 하나님의 뜻에 따라 쓰임 받길 소원합니다. 앞으로도 농인과 함께하며 후회 없는 삶을 살겠습니다.”
그는 작지만 큰 포부를 갖고 있다. 농인의 보금자리와 복지센터인 세계농센터를 건립하는 것이다. 한국교회와 성도에게 농인에 대한 기도와 관심을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