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41주년을 맞아 연세대 교수들과 해외 정치·신학 전문가들이 모여 미얀마 사태를 진단하고 해결방안을 공유했다.
연세대 신과대학 및 연합신학대학원(학장·원장 권수영 교수)은 17일 ‘5·18, 미얀마를 만나다’라는 주제로 국제 온라인 콘퍼런스를 개최했다(사진).
제임스 스콧 미국 예일대 정치학과 교수는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미얀마의 주류 세력이던 버마족이 소수민족의 아픔에 공감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전통적으로 종교적, 정치적으로 주류였던 버마족은 그간 민주주의, 국가권력 등에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했다”며 “그러나 이번 사태로 군부 세력의 본질을 파악하고 소수민족과 연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난민 수용을 통해 미얀마 사태를 직접 도울 수 있다고 전했다. 스콧 교수는 “국제 사회의 약자와 연대하는 차원에서 한국이 미얀마 피난민 신청을 받아주는 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미얀마 출신의 활동가이자 미국 에즈베리 신학교에서 공부 중인 데이비드 모우 박사는 미얀마 사태와 같이 약자가 탄압받는 상황에서 기독교인들이 저항할 방법을 제시했다. 그는 “순수 신앙을 주장하면서 정치적인 행위를 거부하는 종교인도 있지만 기독교인은 신앙도 지키면서 정치적인 행동을 하는 예언자적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이어 국제 사회가 미얀마 시민에게 감정을 이입하거나 목소리에 관심을 두고 더 나아가 물질적,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연대 신학대·연합신대원 교수, 학생으로 꾸려진 연세신학 공동체는 미얀마 군부세력을 규탄하는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선언문에 “한반도의 민주화는 1980년 5월 18일 항쟁 등을 거치면서 한국인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깨어있는 시민들의 응원에 힘입어 이룩됐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며 미얀마 군부 세력의 무력행사를 규탄하고 시민의 민주화운동을 지지하는 메시지를 담았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