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이 ‘대선주자’로 띄운 날… 김동연 “권력과잉 청와대정부 바꿔야”

입력 2021-05-19 04:07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7일 경기도 오산의 JCI 경기지구 청년회의소 임원 연수에서 강연하고 있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17일 “5년 단임 대통령제에서는 성과를 내려는 성급한 마음 탓에 ‘청와대정부’를 만들게 된다”고 지적했다. 문재인정부 초대 경제부총리를 지낸 그가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 조직에 권력과 권한이 집중되는 현재의 정치 구조에 문제의식을 드러낸 것이다.

마침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주목해야 할 차기 대선주자로 김 전 부총리를 꼽으며 “‘경제 대통령’ 얘기와 함께 (대선 주자로)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전 부총리는 경기도 오산 웨딩의전당에서 열린 ‘JCI 경기지구 청년회의소 임원연수’에 강사로 나서 “승자독식의 전쟁을 끝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청와대정부를 바꿔야 한다”며 “단기성과를 추구하다 보니까 중앙집권적인 국가 과잉의 문제가 나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권력 분산과 권한 이양·위임이 중요하다”며 “정치를 줄이고 권력을 나누면 경제가 보일지 모른다”고 했다. 김 전 부총리는 1년6개월간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재직 시절 최저임금 인상 속도 등을 두고 청와대와 여러 차례 마찰을 빚은 경험이 있다.

김 전 부총리는 “대한민국 3대 문제는 국가 과잉, 격차 과잉, 불신 과잉”이라고 진단한 뒤 “이런 과잉 속에서 나라가 쪼개졌는데도 미래를 얘기하는 사회 지도자, 정치 지도자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과잉 시대의 가장 큰 원인으로 승자독식 구조를 지목했다. 그러면서 “전형적인 승자독식 구조인 정치판을 보면 국회의원 선거에서 상대보다 한 표라도 더 받으면 승리해서 다 갖게 된다”며 “승자 결정 기준이 상대적이다 보니 끝없는 싸움과 갈등, 분열, 불신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김 전 부총리는 이를 타개할 방안으로 ‘추격 경제의 금기’ ‘세습 경제의 금기’ ‘거품경제의 금기’를 깨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정치 개혁을 위한 시민참여와 진영논리 타파를 강조했다.

그는 한국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의 내용을 담은 책을 다음달 초 발간할 계획이다. 이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오산=글·사진 강보현 기자 bob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