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질 위기에 놓였던 원주 아카데미극장(사진)이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다.
강원도 원주시는 17일 시청 다목적홀에서 ‘아카데미극장 매입, 시민문화공간 조성 방안’을 발표했다.
아카데미극장은 1963년 문을 열었다. 1990년대까지 아카데미극장을 비롯해 원주극장, 시공관, 문화극장, 군인극장 등 5개의 극장이 성업했다. 이들 극장은 2005년 원주에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들어선 다음 해에 대부분 문을 닫았다. 원주극장과 시공관이 2008년 철거되면서 차차 사라져 현재 아카데미극장만 유일하게 남아있다.
아카데미극장은 2006년 폐관 후 활용방안을 찾지 못했다. 문화재청 근대 역사문화 공간 활성화 공모사업에도 선정되지 못하면서 철거 위기에 놓였다. 지역사회에선 지역 문화유산인 극장 보존을 위한 성금 모금, 성명 발표, 문화 활동 등을 통해 극장을 살리려는 노력을 해왔다.
아카데미극장 보존에는 극장과 주차장 매입비 70억원, 극장 리모델링 비용 30억원 등 100억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 시는 시 예산으로 극장 건물을 매입하고, 도비 확보를 통해 극장 리모델링을, 국비 지원을 받아 주차장 매입을 추진할 방침이다.
아카데미극장은 원형을 보존한 가장 오래된 단관 극장이다. 시는 영사기와 스크린 관람석 매표소 등 내부시설과 설비까지 원형 그대로 남아 있는 만큼 매입 후 상영관과 공연장, 전시실 등을 갖춘 시민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극장 주차장 부지는 중앙동 도시 재생 공간에 마련할 방침이다. 북카페와 일자리지원센터, 전시체험관, 동아리방, 공연장 등으로 구성된 ‘문화공유플랫폼’을 신축하기로 했다. 시는 아카데미극장 보존 활용과 중앙동 도시 재생사업 간 연계를 통해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원창묵 원주시장은 “아카데미극장은 원주시민에게 매우 특별하고 소중한 추억과 역사가 담긴 공간인 만큼 각계각층의 의견을 폭넓게 수용, 시민에게 사랑받는 문화예술 공간으로 계승 발전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원주=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