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뒷담] 일부 세무서 일탈에 국세청 ‘한숨’

입력 2021-05-18 04:04 수정 2021-05-18 17:49

지난 11일 광주광역시 모 세무서를 찾은 여성 민원인은 황당한 사건을 겪었다. 민원실에서 임의단체 등록을 문의하자 담당 여직원은 잘 모르겠다며 옆 창구로 안내했다. 민원인은 불친절에 기분이 상했지만 아무 말없이 자리를 옮겼다. 그런데 그 여직원은 옆 창구로 옮겨 서류를 작성하던 민원인과 눈이 마주치자 이유도 없이 욕설을 하면서 유사흉기(스테이플러 제침기)를 휘둘렀다. 비명을 지른 민원인이 도망치면서 112 신고를 해달라고 다른 직원들에게 요청했지만 누구도 신고를 하지 않았다. 문제의 여직원은 도망치는 민원인을 찌르려고 달려오기까지 했다. 핸드폰까지 놓고 도망친 민원인은 직접 112에 신고를 한 뒤 현장을 빠져나갈 수 있었다.

민원인은 청와대 국민신문고에 이 사건을 알렸고, 경찰과 국세청 감찰관실은 조사에 착수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17일 “입사 2년차된 직원이 해서는 안 될 짓을 저질렀다”면서 “해당 직원은 다음날부터 병원에 입원한 상태”라고 말했다. 감찰관실은 조만간 징계 등 후속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다.

지난 2월에는 또 다른 세무서에서 직원 간 치정극이 벌어져 직원 3명이 다치고 1명은 숨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옆 세무서에 근무하는 50대 직원이 여직원을 찾아가 흉기를 휘둘러 상해를 입히고 말리는 직원 2명까지 다치게했다. 이 직원은 그 자리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런 사건이 이어지면서 국세청이 내부적으로 개인 일탈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세정당국 관계자는 “최근 국세청 조직이 뒤숭숭한 것 같다”면서 “극소수 직원의 일탈행위지만 보기에 좋지는 못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국세청 관계자는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민원인 응대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조직 차원의 기강강화를 꾀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