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6일 ‘이명박·박근혜 사면론’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여당 대권 레이스에서 이재명 경기지사를 추격 중인 이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앞다퉈 민주당 텃밭인 호남을 찾아 지지율 반등을 모색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민주당 광주시당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뜻과 촛불 정신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며 “그 잘못을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미래로 나아가려면 국민 갈등을 완화해야 한다는 생각에 그 방안의 하나로 (사면을) 거론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의 ‘사면 사과’는 올해 급락한 지지율 반등을 위한 승부수로 보인다. 이 전 대표 측 한 의원은 “본격적으로 대선에 임하기 전 국민 마음에 상처를 드린 부분에 반드시 사과드리고 가야겠다는 것이 이 전 대표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오늘 회견을 대권 선언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개헌도 의제로 던졌다. 그는 “헌법에 국민의 생명권 안전권 주거권을 신설해야 한다”면서 “대선 과정에서 각 후보가 공약하고, 차기 대통령 임기 시작과 함께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기존 개헌론이 권력구조 개편에 방점이 찍혀 있다면 이 전 대표의 개헌론은 새로운 민주주의에 초점이 맞춰 있다는 게 이 전 대표 측 설명이다.
전북 출신인 정 전 총리는 지난주부터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서 세몰이를 하고 있다. 그는 지난 12일부터 전북 군산·김제·정읍·고창 일대를 방문했고, 이번 주는 광주·전남 지역을 돌아본다. 정 전 총리는 이날 전북도의회에서 열린 전북 국회의원과의 대화에서 “정세균을 지금까지 잘 키워주셨는데, 앞으로도 물도 주고 거름도 주고 햇빛도 들어오게 하셔서 더 써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이광재 민주당 의원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 문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할 때가 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권 대선 주자가 이 부회장 사면에 공개적으로 긍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