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국힘 전당대회 흔드는 초선들… 김웅·배현진 출마

입력 2021-05-14 00:03
김웅(오른쪽) 국민의힘 의원과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각각 당 대표 경선, 최고위원 경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이 13일 출사표를 던지며 전당대회 판을 흔들고 있다. 초선들이 세대 교체론을 내세워 당 중진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세대 대결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론조사 비중 등 ‘경선 룰’ 개정을 둘러싸고도 물밑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의 경선 룰이 유지될 경우 ‘보수 색채’가 뚜렷한 인사들이 차기 지도부에 대거 진입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초선 김웅 의원과 배현진 의원은 이날 각각 당대표, 최고위원 출마를 공식선언했다. 김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성 정치로는 국민의 믿음을 얻을 수 없다”며 “초선에 불과한 제가 감히 당대표에 도전하는 것은 기존의 여의도 정치공식에 젖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초선 중 당권 도전 의사를 공식 선언한 건 김 의원이 처음이다.

김 의원은 또 “흘러간 물로는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다고 하지 않느냐”며 “이제는 새로운 생각을 가진 사람이 당을 이끄는 게 시대에 맞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당대표가 될 경우 다음 총선에서 현 지역구인 서울 송파갑이 아닌 험지 출마 등 자기희생을 실천하겠다고 약속했다. 중진 당권 주자들과 대비되는 신선함과 지역구까지 내놓는 승부수로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 의원은 최근 복당 의사를 밝힌 무소속 홍준표 의원과 연일 ‘페이스북 설전’을 벌인 바 있다. 또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힌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최고위원, 출마를 준비 중인 김은혜 의원과 김 의원 간 연대가 이뤄진다면 ‘초선·청년 당대표론’의 파괴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다만 초선·청년과 중진 간 당권 경쟁이 ‘세대 갈등’으로 확산되면 전당대회 이후 당내 화합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배 의원도 기자회견을 열어 “육참골단(肉斬骨斷·자신의 살을 베어 내주고 상대의 뼈를 끊는다)이라는 필승의 각오”라며 “내년 대선 승리의 강력한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현역 의원 중 최고위원 경선 출마는 배 의원이 처음이다. 배 의원은 “국민과 당원을 위한 봉사자를 자처하면서 정작 어려움이 닥쳤을 때 그 책임을 국민과 당원에 떠넘기는 비겁한 지도부는 되지 않겠다”고 말했다.

배 의원 외에 박수영 이용 의원, 정미경 전 의원, 김소연 전 국민의힘 대전 유성을 당협위원장 등도 최고위원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언주 전 의원과 김순례 전 의원 등도 최고위원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선거인단(대의원+책임당원+일반당원) 70%, 일반 국민 여론조사 30%를 반영하는 현행 룰로 전당대회를 치를 경우 ‘강성 보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인사들이 지도부에 대거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여 투쟁에서는 힘을 받을 수 있으나, 중도층 확장성이 떨어질 수 있는 셈이다.

경선 룰 개정 의견이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지만, 아직은 물밑 논의만 치열한 상황이다. 김재섭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더 많은 국민에게 우리 당 지도부를 뽑을 통로를 활짝 열어야 한다”며 일반국민 여론조사 반영 확대를 주장했다. 초선을 중심으로 여론조사 반영 비율을 50%까지 끌어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지만, ‘당심’이 우선이라는 반대 주장도 만만치 않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