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는 본격적으로 사회에 진입할 시기에 경제적 불황을 맞닥뜨린 비운의 세대다. 밀레니얼세대는 2008년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았으며 Z세대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불러온 장기 불황의 한가운데 서 있다. 이들은 이전 세대보다 실업 상태를 벗어나기도, 자본 수익을 올리기도 어렵다. 문제는 MZ세대가 이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가려면 10년 이상이 걸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회에 갓 진입한 청년들은 고용시장에서 가장 취약한 계층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를 분석한 결과 OECD 평균 실업률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6.15%에서 2009년 8.3%로 2.15% 포인트 증가했다. 하지만 당시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15~24세 밀레니얼세대의 실업률은 같은 기간 13.37%에서 17.11%로 올라 무려 3.74% 포인트 올랐다. 15~24세와 25세 이상 세대 간 실업률 격차는 8.32% 포인트에서 10.11% 포인트로 벌어졌다. 모두가 겪은 경제 충격이었지만 X세대, 베이비붐세대에 비해 밀레니얼세대에게 더 치명적이었던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은 Z세대를 실업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었다. OECD 평균 실업률은 2019년 4.56%에서 지난해 6.14%로 1.73% 포인트 증가했는데 Z세대(15~24세)의 실업률은 11.27%에서 14.99%로 3.27% 포인트나 상승했다. Z세대와 25세 이상 세대 간 실업률 차이는 7.16% 포인트에서 8.85% 포인트까지 벌어졌다.
Z세대로 갈수록 자본 수익을 기대하기도 어려워졌다. 글로벌 투자 은행 크레딧스위스의 글로벌투자수익연감에 따르면 세대가 내려갈수록 주식과 채권을 통해 올릴 수 있는 수익률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세대의 연간 실질 수익률은 베이비붐세대(6.4%), X세대(5.9%), 밀레니얼세대(5.7%) 순으로 감소했다. 특히 Z세대는 주식과 채권 투자를 통해 올릴 것으로 예상하는 연간 평균 실질 수익률이 2%에 불과해 이전 세대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문제는 청년 세대가 겪은 경제적 충격의 영향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스탠퍼드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경기 침체 국면에서 졸업한 학생들은 최대 15년까지 임금 정체 현상을 겪었다. 특히 2008년 대공황 속에 졸업했던 밀레니얼세대는 2016년 기준으로 이전 세대의 같은 나이대와 비교해 34% 적은 부를 축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졸업한 밀레니얼세대와 Z세대도 유사한 현실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는 걸 시사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지난해 12월 보고서를 통해 “금융위기 당시 밀레니얼세대처럼 코로나19는 Z세대의 경력과 잠재적 수입을 방해할 것”이라며 “불황은 젊고 경험이 적은 세대에게 경제적으로 가장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송수 정우진 기자 songsta@kmib.co.kr
[MZ 세대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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