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1~3월) 광역시 민간아파트 초기분양률(분양 후 3~6개월 내 계약 비율)이 100%를 기록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4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해 서울에서 시작된 ‘풍선효과’가 경기도와 인천 등 수도권을 거쳐 지방에까지 영향을 주며 청약 광풍이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HUG 분양률 동향에 따르면 5대 광역시와 세종시의 민간아파트 초기분양률은 지난해 1분기 95.8%에서 2분기 97.6%, 3분기 98.6%, 4분기 99.1%로 네 분기 연속 상승했다. 그리고 올해 1분기에는 결국 100%를 달성했다. 초기분양률은 아파트 분양 초기 시점의 총분양 가구 수 대비 계약 체결 가구 수 비율을 말한다.
반면 기타 지방의 민간아파트 초기분양률은 소폭 조정됐다. 올해 1분기 기타 지방 초기분양률은 90.8%로 전분기(92.0%)보다 줄었다. 하지만 2019년 3분기 58.6%였다가 다섯 분기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며 90%를 넘어섰다. 광역시와 기타 지방에 모두 청약 광풍이 분 것이다.
청약 광풍의 원인은 지난해 내내 반복된 풍선효과 때문으로 분석된다. 2019년 12월 강남 일대를 규제하면서 시작된 풍선효과(비규제지역 집값 상승)의 연쇄 작용은 금방 경기도와 인천으로 번졌다. 하반기 들어서는 부산과 대구 광주 등 주요 광역시를 중심으로 조정대상지역을 대거 확대했다.
당시 지방 규제를 확대한 정부 정책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비규제지역으로 남은 강원도와 제주, 군 단위 지역으로의 풍선효과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예상도 나왔다. 하지만 한쪽에서는 진작 규제해야 했다는 지적도 비등했고, 결과적으로 치솟던 지역 집값 상승 폭은 진정세로 돌아섰다.
문제는 이런 조치가 청약시장 과열을 부추겼다는 점이다. HUG는 정부가 규제지역으로 묶은 지역들을 모두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지정했고, 이들 지역에서 분양하는 민간 아파트의 분양가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책정되면서 ‘로또 청약’ 열풍이 거세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