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늘 눈치만 보다 점점 소심한 성격 돼… 부활 믿고 담대한 사명자의 길 걸어

입력 2021-05-17 03:07

우리 집은 가족끼리 모여 식사할 때도 아무 대화 없이 오직 TV소리만 들렸다. 하지만 아버지가 술을 드시면 집안은 시끄러워졌고, 우리는 늘 마음 졸이며 눈치만 살폈다. 고생하는 어머니를 위해 집안 구석구석까지 청소하고 가정형편을 생각해 버스비 외에는 용돈도 거의 받지 않았다. 어느 날 형이 오락실에 들어가는 것을 어른들께 얘기해 형이 엄청 혼이 난 이후엔 형의 압박까지 받으며 나는 눈치만 살피는 소심한 아이가 됐다. 잘 어울리지도 못하고 말수도 줄다 보니 학교에 가도 놀 친구가 없었고 친했던 친구와도 점점 멀어졌다. 중2때는 무척 좋아하는 여자 아이가 생겼는데 혼자 끙끙거리며 짝사랑만 하다가 말 한 마디 못해 보고 끝났다.

학창시절은 늘 혼자서 속으로 이런저런 드라마를 쓰며 외롭게 보내다 대학에 입학했다. 학과 MT를 갔을 때 내 인생을 바꾼 친구를 만났다. 모두가 술에 취했지만 ‘나는 예수님을 주인으로 믿기 때문에 술을 마시지 않는다’는 친구에게 큰 충격을 받았다. 얼마 후 버스에서 그 친구를 만났다. 친구가 ‘너 예수님 믿어’ 해서 그렇다고 했더니 갑자기 가방 속에서 인물백과사전을 꺼냈다. “예수님은 역사에 기록돼 있는 4대 성인 중 한 명으로 실존했던 인물이야. 이분이 우리 죄를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3일 만에 부활하셨어.” 했다. ‘나도 다 아는 이야기를 하네’ 했지만 이상하게 ‘부활’이란 단어가 머리에 박히며 캠퍼스예배를 함께 드렸다.

그러다 교회수련회에 참석해 어느 형님을 만났다. “하나님이 살아계신 것을 어떻게 믿을 수 있어” 해서 “부활로요” 했더니 “그러면 부활을 어떻게 믿을 수 있는데” 했다. ‘어떻게 믿기는…. 성경에 쓰여 있으니 믿지. 이 형님 믿음이 부족하네.’ 속으로만 말하고 입으론 “성경을 보고요” 했다. “그러면 성경을 어떻게 믿을 수 있지”라는 물음에 앞이 캄캄해지며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형님은 “3년 동안 예수님의 수많은 기적과 표적을 보며 따랐던 제자들이 십자가에 달리실 때 다 배신하고 도망을 갔잖아. 그런데 그 제자들이 나중에는 순교를 했어. 왜 가장 소중한 목숨을 버리고 순교했을까. 제자들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보았거든. 부활을 본 것은 구약의 예언이 성취된 것이고 예수님이 하나님 아들임이 확증되는 거거든” 했다. 그 순간 나는 2000년 전 그 시대를 돌아보게 됐다. 글자로만 알고 있던 그 부활이 아니었다. ‘아, 제자들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봤구나. 그래서 순교하며 전했구나’는 고백이 바로 나왔다.

서른 살밖에 안 되는 청년을 하나님으로 믿을 수 있는 근거는 바로 부활이었다. “하나님, 나를 살리기 위해 십자가에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제가 믿지 않았습니다. 내가 주인 되어 내 맘대로 내 뜻대로 살아온 이 죄인을 용서해주세요. 예수님은 나의 주, 나의 하나님이십니다.” 그렇게 예수님을 주인으로 모시자 내 시선이 확 바뀌며 삶에서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소심함이 사라지며 많은 사람들 앞에서 찬양을 부르고 교회 체육대회에서 마스코트 응원팀으로 춤을 추며 응원을 리드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내 모습과 관계없이 틈만 나면 부활하신 예수님을 전했다. 복음이 너무 전하고 싶어 무작정 기숙사로 들어가 방문을 두드리며 복음을 전해 예수님을 영접하는 놀라운 일도 일어났다. 이제 나는 더 이상 사람들의 시선에 연연해하며 소심하게 살지 않는다. 부활하신 예수님이 주인이 되니 오직 주님만 바라보며 사명자의 길을 걷고 있다.

박상억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