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검찰개혁 목표는 탈정치화”

입력 2021-05-12 04:07
연합뉴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1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본인이 가진 검찰 개혁의 목표를 ‘정치검찰의 탈피’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검사의 의무인 ‘정치적 중립’ 개념을 놓고도 편이 나뉘어 제각각의 해석이 이뤄진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검찰이 아예 정치적이라는 평가를 받지 못하도록 하는 ‘탈정치화’의 조직 문화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박 장관은 이러한 탈정치화를 가능하게 할 구체적 기준으로 “수사 착수, 수사 기간, 배당, 수사팀 구성의 적정성”을 제시했다. “이쪽저쪽을 가리지 않는 보편타당한 객관성”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는 ‘정치적 외압으로부터 검사의 중립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법무부 장관은 수사지휘권을 갖지만, ‘수사를 하지 못하게 하는 수사지휘’는 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검사는 범죄 혐의가 있다면 수사를 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수사에는 피아(彼我)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간담회에서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정치적 중립을 지켰다고 평가하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박 장관은 “많은 생각과 우려를, 보편 타당한 접근으로 숙고하도록 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박 장관이 검찰의 탈정치화를 과제로 제시하자 간담회의 이후 주제는 검찰 인사로 옮겨졌다. ‘지난 1년여간 ‘정권 수사’ 검사들이 다수 좌천된 인사는 공정하게 보느냐’는 질문이 있었다. 박 장관은 “내가 평가할 수 없다. 대통령이 한 인사”라고 말했다. 그는 ‘조만간 있을 검찰 인사에서 정치적 중립성이 고려 요소가 될 것이냐’는 질문에는 “정치적 중립성이라는 도장이 찍혀있는 것은 아니다. 기준을 말씀드리긴 어렵다”고 답했다.

박 장관은 조만간 있을 검찰 인사를 “어려운 작업”이라고 말했다. “제청권자로서 앞으로 언론의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도 토로했다.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원칙, 일선 검사들의 바람과 걱정, 신임 총장의 조직 안정 등을 두루 총괄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그는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가 총장에 취임하면 서면 회신과 공식장소 면담 등의 방식으로 총장의 인사 의견을 내실 있게 청취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장관은 지난 7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그는 “하루하루가 백척간두, 첩첩산중이란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과제가 벅차 새벽부터 회의감이 들었고, 잠을 청해도 깨기를 반복해 쪽잠만 서너 시간 잤을 뿐이라고 했다. 박 장관은 “법무부 간부 및 직원들과 찾은 현장이 24곳, 거리로 3000㎞쯤이었다”며 “그게 낙이라면 낙이겠다”고 말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