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최대 공모주로 기대를 모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의 2배로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 기록)은커녕 최초 상장가격인 시초가도 지키지 못했다. ‘인기 공모주=최소한 따상’ 공식이 깨진 셈이다.
11일 코스피 시장에 새롭게 이름을 올린 SKIET는 시초가(21만원) 대비 26.4% 폭락한 15만4500원에 마감했다.
공모가(10만5000원)보다 47.1% 높은 가격이지만 최근 인기 공모주들이 최소 상장 첫날 하루부터 최대 3거래일까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전례에 비하면 실망스러운 데뷔다.
종가가 시초가를 크게 밑돌았다는 사실도 투자자들을 낙담시켰다. ‘인기 공모주의 시초가는 당연히 공모가의 2배’라는 게 최근 시장의 인식이다. 장중 최고가는 상한가(27만3000원)에 크게 못 미치는 22만2500원으로 시초가 대비 6% 상승에 그쳤다. ‘기업공개(IPO)시장 대어’로 평가받은 신규 상장주가 장중에라도 ‘따상’을 달성하지 못하기는 처음이다.
SKIET는 지난달 28~29일 진행한 일반 공모주 청약에서 국내 IPO 사상 최대 증거금인 약 81조원을 끌어모은 기대주였다. 청약 규모는 지난해 IPO 대어였던 카카오게임즈(58.5조)와 하이브(58.4조)는 물론 지난 3월 상장한 SK바이오사이언스(63.6조)를 크게 웃돌았다. 앞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도 1883대 1로 사상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다만 SKIET가 흥행하기에는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았다. 이날 코스피는 미국 증시 하락 여파에 전날보다 1.23%(39.87포인트) 내린 3209.43으로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조2000억원, 1조40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특히 기술주 부진으로 나스닥이 큰 폭(2.6%) 하락하면서 삼성전자(-2.4%) SK하이닉스(-5.4%) 네이버(-3.6%) 등 국내 대표 기술주가 줄줄이 급락했다. 전기차용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을 만드는 SKIET 역시 기술주다. SKIET의 주요 납품처인 SK이노베이션은 이날 3.6% 하락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