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mRNA 백신’ 위탁생산 추진 합의… 한국에도 러브콜

입력 2021-05-12 04:02
mRNA 방식의 모더나 백신. 연합뉴스

중국과 싱가포르에 각각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방식의 코로나19 백신 생산을 위한 생산시설 설립 계획이 알려지며 아시아 지역에 백신 대량공급이 이뤄질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mRNA 백신 위탁생산(CMO) 협의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생산 여건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11일 로이터와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의 푸싱(復星·FOSUN) 의약그룹은 독일 생명공학기업 바이오엔테크와 합작회사를 세워 연간 10억회분의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설립하는 데 합의했다. 바이오엔테크는 자체 개발한 mRNA 방식을 기반으로 미국 화이자와 코로나19 백신을 공동개발해 생산하고 있다. 중국이 일부 기술 이전을 받게 되면 향후 mRNA 방식의 백신을 자체적으로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에도 백신 생산시설이 설립되는 등 아시아 지역에 mRNA 백신 생산거점을 모색하는 분위기다. 바이오엔테크는 10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싱가포르에 동남아시아 지역본부를 설립하고 mRNA 기술을 이용한 백신 생산시설을 세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국내에서도 mRNA 백신 위탁생산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정은영 보건복지부 백신도입사무국장은 지난 10일 중앙방역대책본부 브리핑에서 “현재 mRNA 백신 국내 생산과 관련해 국내 제약사와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구체적인 진행 사항은 기업과 비밀유지협약에 따라 말씀드릴 수 없다”고 밝혔다.

정치권도 국내 백신 위탁생산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1일 국회에서 다국적 제약사 대표들을 만나 “한국의 준비된 백신 생산력과 검증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위탁생산이 이뤄진다면 코로나19 극복에 지대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한국이 아시아 백신 생산의 거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mRNA 백신을 생산하는 기업 중 모더나가 국내 위탁생산을 맡길 것으로 전망된다. 모더나는 최근 자사 홈페이지에 한국 총괄매니저와 약물감시 책임자 채용을 공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내 기업들의 mRNA 백신 위탁생산이 어느 정도 수준으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위탁생산 방식에는 원개발사로부터 원료의약품이나 합성기술을 이전받아 생산하는 방식부터 제조된 의약품을 충전 및 포장해 완제의약품으로 만드는 방식까지 다양하다. 국내 기업들의 경우 회사마다 보유한 설비와 시설에 따라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이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mRNA 기술을 이전받아 생산 가능한 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건 한미약품 등으로 알려졌다.

위탁생산이 이뤄진다 해도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생산 역량에 비춰봤을 때 백신 대량생산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만약 여러 회사에 나눠 위탁을 맡기는 방식으로 물량이나 시기가 분산된다면 국내 대량생산도 가능할 수 있다”며 “원료를 보유한 원개발사의 비즈니스 방향이나 전략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